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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미디어 특성화 고교에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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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특성화 고교에 가보니,
체험·실무교육 탄탄…전문가 뺨쳐

“카메라를 좀 더 왼쪽으로 돌려봐. 오케이.” “조명판은 더 멀리 두자.” 여느 방송국 못지않은 최첨단 장비 갖춘 영상스튜디오에서 학생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겉모습은 고등학생이지만 콘티를 짜고 촬영에 임하는 태도는 전문가 만큼 진지하다.여기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등학교(교장 이영옥)다.


이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최초의 미디어 특성화 고등학교로 창의적인 미디어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1969년 영란여자상업고등학교로 출발해 2004년에 ‘미디어고등학교’로개명, 2005년 3월부터 인터넷미디어과·영상미디어과·미디어디자인과 등3개 학과를 운영 중이며 학급당 학생수는 25명이다.
 
지난달 2009 서울시 기능경기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딴 박주희·정하은(18·인터넷미디어과3)양은 “기능영재반 활동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대회나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인 기능영재반은 방과 후에 플래시와 웹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강사를 초빙, 집중지도를 해준다. 웹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이 학교에 진학했다는 홍유나(17·인터넷미디어과2)양은 학교수업과 방과 후 수업만 듣고 관련 자격증을 4개나 땄다. 그는 “기본교과만 배우는 인문계와 달리 내가 하고 싶은 전문 분야까지 공부할 수 있어 좋다”며 “커리큘럼과 체험학습·실무교육 등이 워낙 잘 돼있어 따로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자랑했다.
 
지난달 열린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직접 연출한 『노들의 봄』을 출품한 이다솜(18·영상미디어과3)양은 어엿한 영화감독이다. 중 3때 기아체험캠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는 다큐감독의꿈을 키워왔다. 이양은 “학교에서 사진부터 편집·촬영까지 영상제작에 필요한 모든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며 “캠코더와 지미집 카메라·조명기구 등 고급 장비들도 학교측이모두 무료로 대여해줘 촬영에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여러 가지 매체들을 보기 좋게 편집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박경재(17·미디어디자인과2)양은 컴퓨터 뿐만 아니라 일러스트와 포토샵 기술도 수준급이다. 박양은 “미디어디자인과는 한국산업디자인 진흥원과 산학협력을 체결해 ‘쿼크익스프레스(출판편집프로그램)’ 공인교육센터로 인증받았다”며 “현장을 가까이서 체험하다보니 디자이너로서 꼭 갖추어야 할 안목과 감각이 생겼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미대입시를 위한 디자인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미디어고는 현재 싸이더스와 Avid교육센터,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등 많은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 2006년에 그래픽 디자인회사 아도비(Adobe)사의 공식교육기관으로 선정 돼 이 회사 최신 프로그램으로 공부하는 것은 물론 졸업과 동시에 아도비사 인증서도 받는다. 김병만 교감은“싸이더스의 영화촬영 현장을 방문하거나 디자인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수업을 받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현장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혜택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에는 디자인 전문 학교기업이 설립돼 행사 동영상 및 사진촬영, 홈페이지 제작 같은 사업에 학생사원들을 선발, 장학금 혜택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디어고는 방학을 이용해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NHK 방송사·요미우리 신문사 등을 방문하는 현장체험학습을 병행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합디자인실上, 종합편집실中, 영상스튜디오下에서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 학생들.
프리미엄 전영기 기자 yko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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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병설 미디어고등학교의 학과*
■인터넷미디어학과(4학급)
인터넷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는 물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표현력과 창의력, 실무능력을 배양하는데 중점
■영상미디어과(3학급)
드라마와뮤직비디오·CF 등의 디지털 영상을 제작하는 수업을 주로 하며 연출·특수효과·편집기술까지 가르침. 영화감독·PD·기자 등을 꿈꾸는 학생들에 적합
■미디어디자인과(3학급)
신문·잡지·영상·인터넷, 멀티미디어 등을 보다 창의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교육을 하며 웹·그래픽·출판은 물론 의상디자인 수업까지 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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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전형의 경우 일반전형은 중학교 내신 10~20%면 합격 가능하다. 별전형은 교과성적 외에 해당학과 실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홈페이지(www.ewhamedia.hs.kr)참고.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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