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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종근 경제고문 "빅딜 시간 걸려도 시장원리대로 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종근 (柳鍾根) 대통령당선자 경제고문 겸 전북지사는 31일 대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과거처럼 나서 교통정리를 하면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 며 “이른바 빅딜은 비록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 할 일” 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WEF) 총회에 참석중인 柳지사의 이날 발언은 전날 김우중 (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이 차기정부의 재벌 빅딜정책과 관련해 털어놓은 강한 불만에 대한 공식적 답변의 성격을 띠고 있어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金회장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민주사회에서 자기의견을 마음대로 발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자발적이며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김대중 당선자의 확고한 원칙이다.

특정기업이 구조조정을 안해도 변하는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것은 그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지 정부가 강요할 일이 아니다.

金회장 생각에 대우의 경우 현재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대기업 총수가 정부정책 한번 비난했다고 보복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金당선자는 일부 대기업이 제시한 경영혁신안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구조조정은 결국 시간의 문제다.

대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먼저 하느냐 정부정책에 의해 유도되느냐다.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정책수단을 통해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은 IMF와의 합의이기도 하고 시장경제원칙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차기정부는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 결국 과거처럼 대기업에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결과가 아닌가.

“과거처럼 칼자루를 정부가 쥐고 강요하는 게 아니다. 다만 시장경제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자발적 구조조정을 강조할 경우 너무 늦어질 수도 있지 않은가.

“구조조정에 필요한 입법조치는 빨리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조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장경제원칙에 입각한 자발적 조정을 유도할 것이다.”

다보스 (스위스)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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