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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씽씽 잘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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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24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의 글로비스 분당 중고차 경매장. 매주 한 차례 중고차 경매가 열리는 이날 경매장에는 외국인의 모습이 많이 띄었다. 주로 중동계 외국인들이었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광주시 에 있는 글로비스의 분당 중고차 경매장에서 요르단인 오트만 알제크(左) 등 내·외국인 업자들이 경매에 나온 차량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성 기자]

오트만 알제크(27·요르단)는 “한국 중고차의 품질이 좋아 아랍권에서 꾸준히 찾는다”며 “지난해 말 이후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매력이 커져 수요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알제크는 한국에서 구입한 차량을 요르단으로 넘긴 뒤 같은 아랍권인 리비아나 이집트 등으로 재수출하는 중고차 무역업을 하고 있다.

중고차 경매장 운영업체인 글로비스의 방현기 과장은 “경매장 회원업체 635개 중 외국인이 국내에 상주하는 수출 전문업체는 117개”라며 “현재 약 250여 명의 외국인이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경매 참가자의 20% 정도가 외국인이고 오늘은 70여 명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신차 수출은 주춤, 중고차는 훨훨=올 들어 중고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 중고차의 품질이 인정받으면서 매년 꾸준한 실적을 올려 온 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은 품질이 일본산에 못지않아 저개발국이나 중동 지역에서 인기다.

2007년 17만6000여 대였던 중고차 수출은 지난해 23만 대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져 3월에는 2만3467대가 수출되는 등 1분기에 5만5373대의 중고차가 해외로 나갔다. 지난해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라 신차 수출이 전년보다 5.7% 줄어든 268만여 대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대우자동차판매가 운영하는 서울 중고차 경매장의 김형우 부장은 “수출 차종별로는 아반떼·라세티 등 중소형차나 LPG 연료의 중형차가 인기 차종”이라고 말했다.

◆환율 따라 주요 수출국도 바뀌어=한국 중고차의 주요 수출 국가는 중동과 동남아, 러시아 등이다. 지난해엔 요르단이 가장 많이 수입했다. 요르단은 자체 수요뿐 아니라 이집트·리비아 등 인근 아랍권 국가용으로도 거쳐 간다.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 지역의 수요가 꾸준하다. 전후 재건이 한창인 이라크도 수요가 여전하다.

중고차 수출은 신차와 달리 원화가치를 반영한 가격 변동과 현지 사정에 좌우된다.

중고차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오동우 사장은 “중남미 지역의 경우 현재 어려움에 처한 미국 딜러들이 중고차 물량을 덤핑 수준으로 쏟아내면서 한국산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이 활발하던 페루도 최근 중고차 규격 법령이 바뀌어 물량이 줄었다. 베트남이나 미얀마도 현지에서 중고차 수입관세가 올라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

한국 중고자동차수출조합의 이병하 부회장은 “지난해 중고차 수출액이 11억 달러를 넘었다”며 “중고차 수출 과정에서 각종 서류 작업을 쉽게 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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