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미·멕시코 ‘소강 국면’ 신종 플루 낙관론 고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신부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미사 도중에 신자에게 성체를 먹여 주고 있다. 멕시코 보건장관은 이날 “신종 플루 확산세가 주춤해졌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미국 등지에서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소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국내 첫 확진환자인 수녀 A씨(51)는 증상이 사라져 4일 퇴원했다. 의심 신고는 4일 23건이 들어와 모두 135건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3일 이후 추정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에는 확진환자 1명, 추정환자 2명에서 멈췄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4일 브리핑에서 “A씨와 같은 비행기 탑승객 중 더 이상 환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6일 비행기를 탔고 28일 격리됐다. A씨가 바이러스를 퍼뜨렸을지도 모르는 시기는 26, 27일.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잠복기(1~7일)가 이미 지났다고 보는 것이다. A씨는 공항에 마중 나온 다른 동료 수녀(44)에게 퍼뜨리는 등 핵심 전파자 역할을 해 왔는데 그런 위험 기간이 지났다는 뜻이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미 보건장관은 3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신종 플루 발생이 절정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베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대행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신종 플루가 일반 독감 이상으로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긍정적 신호들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집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현재 신종 플루 감염자는 멕시코·미국·캐나다 등 20개국 1003명이다. 환자가 계속 발생하는 게 아니라 진행 중인 검사 결과가 새로 나온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최종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만큼 외신들이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숫자와는 차이가 있다.

멕시코에서는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확실히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4일 최악의 수준에 이르렀던 신종 플루 감염세가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며 “입원하는 사람이 줄고 있으며 증상도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일께 식당이나 공공사업장의 영업 중단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신종 플루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국지적으로 새로운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아나 호르헤 포르투갈 보건장관은 4일(현지시간) 첫 신종 플루 감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도 감염자 수가 50명을 넘어섰다.

WHO는 이번 주 중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과학전문가 회의를 열고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성격과 잠복 기간, 심각성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안혜리·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