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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깊이 읽기] CEO들의 지적 갈증 풀어준 명강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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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CEO인문학
고승철 지음, 책만드는집
435쪽, 1만5000원

이 책은 지난해 서울대학교 인문대에서 개설한 제2기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에서 나왔던 강의를 소개한 것이다. 현직 언론인으로서 프로그램을 이수했던 저자는 31편의 강의 내용에 본인의 해설과 소감을 붙여 책을 냈다.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의 장점은 무엇보다 대중성과 전문성의 조화다. 이태진(서울대·국사), 주경철(서울대·서양사), 조동성(서울대·경영학), 이인화(이화여대·디지털미디어) 교수 같은 강사진들은 이름만으로도 상품성이 있다. 비전문가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지적 욕구를 달래주기엔 모자람이 없는, 요령 있는 대중 강연이 이들의 특기 아닌가. 안동 유교 문화권, 네덜란드 해양사, 남북한 언어 차이, 판소리와 불교미술 등 역사·문학·철학·종교·예술을 넘나드는 만만찮은 주제가 어렵지 않게 눈길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쩌면 자칫 생기 없는 강의록 모음이 됐을지 모를 위험을 막은 것은 바로 저자의 화술이다. 31편의 각 강의록 앞뒤에 붙인 수강 소감에는 저자의 30년 가까운 취재경험, 풍부한 독서편력, 개인적 성장기 등이 맛깔나게 버무려져 있다.

이 책의 탄생지는 CEO를 대상으로 한 강좌지만, 제목처럼 기업 경영인만 읽을 필요는 없다. 약간의 지적 욕구와 인문학적 갈증을 지닌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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