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경쟁사 인턴 경험 넣으면 스펙 차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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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기업체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은 구직자들에게 전형 단계별로 기업들이 어떤 점을 눈여겨보는지를 공개했다. 다음은 특강 요지(강의 순).

◆금호아시아나 HR팀 최범진 차장=서류 전형에선 역시 학점을 중요시한다. 최근 들어 학점 인플레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꼴등을 한 사람에게 1등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의 본분을 다한 사람은 직장인의 본분도 다할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 시대라 지원서 내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지원을 남발한다고 합격 가능성이 커지진 않는다. 자기 눈 높이에 딱 맞는 기업만 골라 집중 공략하라. 서류와 1차 면접은 일을 잘할 수 있는지를 보지만 2차 면접은 인간 됨됨이를 본다.

◆KT 인사팀 강한승 차장=경쟁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이력을 이력서에 적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구직자가 있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경험과 솔직함을 보는 것인 만큼 경쟁사 인턴도 차별화된 스펙이 될 수 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고구마 캐기 자원봉사 내년에 할 예정’이라 적거나 혹은 ‘ㅋㅋㅋ’ 같은 이모티콘을 쓰는 등 가벼워 보이거나 장난스러운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지원자는 가장 먼저 떨어뜨린다. KT의 자기소개서는 정해진 분량이 짧기로 악명이 높다. 짧은 분량 안에 얼마만큼 충실한 내용을 요약해 핵심만 담을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KT의 경우 면접은 구직자 1인당 3시간씩 심층적으로 보는 1차 면접과 임원진이 보는 2차 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임원 면접 때 임원과 함께 살사 댄스를 춘 사람, 저글링(물체 세 개를 동시에 돌리는 묘기)을 선보인 사람, 사가를 4절까지 외워 부른 구직자들이 면접을 통과해 채용됐다.

◆포스코 인사팀 박성은 과장=포스코가 제시하는 토익(TOEIC) 하한점수는 사무계 800점, 기술계 730점이지만 실제는 이보다 커트라인 점수가 훨씬 높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2단계 전형인 ‘근무역량 평가’를 1박2일간 진행한다. 이 중 하이라이트는 실제로 업무에서 부닥치는 문제를 던져주고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하는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다. 요즘 기업에서 실제로 하는 프로젝트 중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정 계획을 짜고, 어떻게 다른 부문과 협조하며,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니 여기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라.

특별취재팀=정선구·최지영·김성탁·박현영·문병주·김기환 기자
사진=최승식·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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