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그룹 왜 무너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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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극동건설그룹은 건설중심에서 금융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과 IMF사태까지 겹쳐 결국 그룹이 공중분해되는 비운을 맞았다.

극동은 김용산 (金用山.76) 회장이 47년 건설업체인 대영건설 (53년 극동건설로 상호변경) 을 창업하면서 출발한 뒤 50년대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하면서 급성장했다.

특히 86년 해체된 국제그룹으로부터 동서증권과 국제종합건설을 인수하면서 '건설과 금융' 양대 축으로 그룹을 재편했다.

건설쪽에는 극동건설을 중심으로 국제종합건설.극동요업.과천산업개발, 금융쪽에는 동서증권을 축으로 동서할부금융.동서창업투자.동서팩토링 등으로 양분해 관리해 왔다.

그러나 국제로부터 인수한 동서증권과 국제종건이 화근이 돼 결국 그룹이 좌초하게 됐다.

동서증권은 94년까지만 해도 연간 4백억~5백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다 95년 이후 연속 2년 적자를 면치 못해 지난해 12월 부도처리됐고,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토목.아파트사업을 해온 국제종건 역시 지난 17일 넘어졌다.

극동건설은 국제종건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2천8백여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준 상태여서 동반부도 위기에 몰린 것이 화의신청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은 지난해 12월초 충무로 극동빌딩 사옥을 포함한 6천억원 규모의 그룹보유 부동산과 건설을 제외한 9개 계열사를 내놓았지만 상호신용금고가 사조에 팔렸을 뿐 부동산은 전혀 매각하지 못해 회생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룹 매출액은 96년말 현재 1조4백여억원, 종업원은 3천6백여명이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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