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건 내가 캡]2.커브·슬라이더…박지철·김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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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난해 최하위 롯데가 그나마 건진 것이 있다면 박지철 (23) 을 발굴한 것이다.

동래고를 졸업하고 94년 입단, 3년동안 6승에 그쳤던 박은 지난해 다승 (14승).방어율 (2.45)에서 팀내 최고를 기록하며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박의 선발 진입을 가능케한 것이 커브였다.

직구 스피드가 1백40㎞ 안팎인 박은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력과 낙차를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한다.

박의 최대무기인 커브는 이번 조사에서 국내 최고로 평가받았다.

박은 초등학교시절 야구를 시작하면서 볼을 만지작거리며 스스로 커브를 배웠다.

박은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로 '커브의 달인' 으로 올라섰다.

박은 한경기에서 1백개의 볼을 던질 경우 20개정도의 커브를 던진다.

카운트를 잡을 때보다 승부구로 주로 사용한다.

박지철에 이어 국내투수 1, 2인자로 꼽히는 정민철 (한화) 과 이대진 (해태) 이 2, 3위를 차지했으며 한때 국내에서 가장 낙차 큰 커브를 던졌던 김원형 (쌍방울) 은 4위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들이 가장 즐겨 쓰는 변화구인 슬라이더 부문은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무려 25명의 투수가 표를 얻었다.

빠른 공에서 표를 얻은 투수가 9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것. 1위는 프로 최고참 김용수 (LG) . 김은 슬라이더의 위력보다 정확한 코너워크를 구사해 가장 높은 점수 (26점) 를 얻었다.

23점으로 동률을 기록한 정민태.이대진.권명철은 모두 슬라이더의 각도와 낙차가 크고 위력적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김용수가 정통 슬라이더를 던진다면 이들은 '파워 슬라이더' 를 뿌린다고 할 수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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