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흰색 제복이 좋아 빵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는 지하우스 김용하 제과장. 조영회 기자
9년 전 천안에 처음 문을 연 지하우스는 요즘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인근에 들어선 유명 제과점들과의 경쟁에서도 튼튼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을 열 때부터 함께 한 김용하 제과장 때문이다. 김 제과장은 ‘흰색 제과복이 폼 나고 보수가 좋다’는 말에 빠져 시작한 일이 벌써 25년 째다.
김 제과장은 “천안사람들은 새로운 제품보다 보편적인 걸 좋아하는 편”이라며 “서울에서 인기 있던 치즈 케이크를 9년 전 지하우스에서 처음 내놓았을 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고 초창기를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치즈 케이크를 빼놓고 지하우스를 논할 수 없을 정도의 인기 제품이다. 지하우스의 치즈 케이크는 영양가가 우유의 몇 배나 높은 치즈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치즈 케이크지만 느끼하지 않고 쫀득쫀득해 맛 본 사람들이라면 다시 찾는다고 한다. 동네마다 유명한 빵집이 있지만 치즈 케이크를 사기 위해 지하우스를 방문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 아산에서도 차를 몰고 오는 고객도 많다.
그는 “내가 만들었지만 고객이 좋아하는 제품에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그는 “고객이 ‘이 빵 맛 있다, 이 케이크 맛있다’는 말에 제품에 눈이 가고 그 제품은 예쁜 제품으로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하우스는 6년 전 고소하면서 씹는 맛이 일품인 깨찰빵을 천안에서 처음 선보였다. 당시 깨찰빵은 하루 2000개 밖에 생산이 안 됐다. 만드는 대로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인기가 있던 제품이다. 요즘은 여러 여건 때문에 생산을 중단했지만 아직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2월 밸런타인데이 때 야우리백화점에서 선보인 김용하 제과장의 초콜릿 자동차. [야우리백화점 제공]
김 제과장은 올 2월 야우리백화점과 밸런타인데이 행사를 가졌다. 야우리백화점 정문에 초콜릿을 입힌 자동차와 마네킹을 선보였다. 김 제과장이 업무시간 외에 직원들과 3일간 75㎏의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이다. 전시기간 중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사진 찍기에 바빴다. 난생 처음 본 초콜릿 작품을 눈으로만 보기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호기심 많은 일부 고객들은 초콜릿을 떼어먹어 보기도 했다. 작년 밸런타인데이 때는 뜨거운 초콜릿에 과일을 찍어먹는 초콜릿 퐁듀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웃으면 한없이 좋은 옆집 아저씨의 인상을 갖고 있는 김용하 제과장. 하지만 그도 일할 때만큼은 직원들에게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매장에 대한 책임감과 꼼꼼함 때문에 직원들에게는 잔소리꾼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직원에 대한 애정이 크다. 김 제과장은 “매장 이전과 여건 상 한동안 대회참가를 못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해 직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 매출도 늘고 매장이 발전해 직원들과 함께 더 다양한 케이크와 빵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백경미 인턴기자
◆김용하 제과장 경력
· Korea Baking school 졸업
· ㈜ New York bakery 16년 근무
· 프랑스 Peltier사 2년 연수 외
· Hyundai bakery 제과장 근무
· 현 Z HAUS bakery 제과장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