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아동 5명중 1명 자살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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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천안지역 저소득·빈곤층 초등학생 5명 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연예인들과 인터넷을 통한 집단자살이 잇따른 가운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천안지역 시민단체인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이 최근 급식대상 초등학생 7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1.6%인 165명이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답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아동 중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도 48.8%에 달했다.

설문에는 천안시가 지원하는 급식지원 초등학생 766명 참여했으며 영양·운동·체중관리·구강관리 등 26개 항목에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우울감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 1년간 2주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분이 쳐지고 우울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한 아동이 273명으로 전체 35.7%를 차지했다. 우울감을 느낀 응답자의 63.1%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인지율을 묻는 질문에는 59.9%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공부와 가정여건, 친구문제 등이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답한 아동 중 자살을 생각해 본 응답자는 48.8%나 됐다. 또 대상 어린이의 9.3%가 흡연을 경험했으며 첫 흡연 연령은 평균 9.3세로 나타났다. 음주경험률도 24.3%나 됐으며 음주 경험 어린이의 16.3%가 계속 술을 마시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 음주 연령은 평균 8세로 조사됐다.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을 굶는 어린이가 18%로 나타난 가운데 대상 어린이의 62.2%가 저체중 증상을 보였다. 저학년의 저체중이 고학년에 비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정서와 건강상태가 걱정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심리정서 지원 강화와 결식률 개선을 위한 접근, 지방정부 자원발굴과 저소득 아동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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