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보는 돼지 플루에 대한 7가지 궁금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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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플루는 바이러스의 대표적인 표면 단백질 중 하나가 돼지 바이러스에 붙어 있는 단백질과 가장 흡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돼지 플루는 돼지, 조류, 인체에서 나온 유전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돼지 플루가 멕시코 국경을 넘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8일 현재 멕시코에서는 152명이 사망했고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 이스라엘, 뉴질랜드에서도 환자가 발생했고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돼지 플루는 얼마나 위험한가. 당신은 돼지 플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다음은 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가 28일(현지시간) 7가지로 정리한 돼지 플루의 궁금증과 그에 대한 해답이다.

1. 돼지 플루에 대해 얼마나 걱정해야 하나?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이 돼지 플루 세균이 얼마나 강한가, 그리고 얼마나 멀리 번져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을 살펴보면 인플루엔자에 저항력이 강한 젊은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는 이번 돼지 플루의 위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를 살펴 보면 그리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당국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돼지 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발병 후 증상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 결과가 나와야 이번 돼지 플루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내가 사는 곳에도 돼지 플루 바이러스가 번질까?

글로벌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전세계를 여행하고 다닌다. 따라서 내가 사는 곳이라고 해서 이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부 국가는 이미 감염 지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의 발열 상태를 카메라로 추적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돼지 플루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감염 후 5일이 지난 후에야 발열 등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일단 돼지 플루 바이러스가 국내에 침투한 다음 얼마나 빨리 퍼져나가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와 비슷한 돼지 플루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사람에게 옮겨진 때가 있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퍼질 때는 바이러스가 약화돼 유행병처럼 크게 번지지 않고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번 돼지 플루 바이러스도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3. 돼지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나?

먹어도 된다. 이번 바이러스가 돼지 플루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 중 하나가 돼지에게 보통 감염되는 바이러스와 가장 흡사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미 수년간 북미 지역의 돼지에게 번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특정 바이러스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감염됐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거나 뜨겁게 가열해서 익히면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고기를 요리하기 전에 손을 깨끗하게 씻는게 중요하다. 손에 묻어 있을지도 모르는 바이러스가 고기에 묻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4. 외국 여행은?

멕시코나 캐나다, 미국 여행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겠다. 세계 각국에서 돼지 플루 환자나 의심환자들은 최근에 멕시코를 다녀온 사람들이다.

5. 돼지 플루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한다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적어도 서류 상으로는 정도에 따라 백신과 약물 투여, 사회적 격리 등 유행병 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멕시코는 이미 이같은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콘서트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하고 휴교령을 내리고 감염 지역에 대한 외출을 금지하는 방식이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 플루는 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 약품인 타미플루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벌써 이와 비슷한 류의 바이러스들이 약물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돼지 플루에 대한 백신은 재고가 별로 없다. 미국은 이미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조류 독감에 대한 공포 때문에 최근 몇년간 특히 유럽의 제약 회사들은 이번과 같은 사태를 대비해 백신 개발을 해왔다. 문제는 제약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양의 백신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생산하느냐에 달려 있다. 불과 몇 개월만에 많은 양의 백신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지난번 조류 독감때처럼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주춤해진다면 충분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길 수도 있다.

6. 왜 돼지 플루가 문제인가?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 단백질이 약간 바뀌면서 항상 진화한다. 기존 바이러스와 별다른 게 없지만 그 미세한 차이로도 충분히 면역 체계를 흔들어 침투할 수 있다. 최근의 인플루엔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미 부분적으로는 이번 돼지 플루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인플루엔자의 표면 단백질은 16종이나 된다. 이번 돼지 플루가 지난번 조류 독감과는 전혀 다른 단백질을 지니고 있다면 인간에게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어 면역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치명적인 유행병으로 번질 수 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 플루는 H1N1류에 속한다. 가장 대표적인 표면 단백질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경미한 H1N1 바이러스는 이미 흔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하지만 돼지의 H1는 사람의 H1와는 조금 다르다. 따라서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쓰는 H1N1백신으로는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 플루의 H1를 막을 수 없다. 1918년에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인플루엔자도 H1N1였다. H1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당시 면역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1918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이번 돼지 플루와는 다르다. 당시 H 표면 단백질은 조류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7. 돼지 플루가 유행한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은?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해 간단한 것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양손으로 입을 감싸듯 막아라. 그런 다음 곧바로 손을 씻어라. 식사를 통해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라. 일부 과학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병 발병률을 낮춰주는 스태틴 약을 복용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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