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매수 '반짝' 가능성…주요종목 골고루 '인덱스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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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새해증시를 달구고 있는 외국인들의 주식매수 열기가 장기투자보다는 주가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핫머니 (투기성 단기자금)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모두 4천8백73억원으로 하루 평균 5백억원을 웃도는 매수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한도 여분이 있는 블루칩 (핵심우량주) 을 시가총액 비례대로 사들이는 이른바 '인덱스투자' 방식이 대부분으로 자금성격이 어느정도 수익을 올리면 빠져나갈 핫머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진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현재 올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한국전력 주식의 순매수 규모 (2천1백29억원) 를 기준으로 할 때 주요 종목에 대한 투자규모는 시가총액 비례대로 이뤄졌다" 고 분석했다.

가령 시가총액이 5.6%인 삼성전자의 순매수 규모는 8백57억원▶국민은행 1백99억원▶삼성전관 1백83억원 등으로 이는 각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과 거의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처럼 우량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골고루 분산되는 경향을 핫머니 자금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규정지었다.

다이와 (大和) 증권 이재광 조사부장은 "몇달새 원화가치가 절반으로 폭락한데 따른 매수여력을 바탕으로 바닥권인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들이 부담없이 뛰어들고 있지만 외환위기가 도져 시장상황이 나빠지면 언제라도 손을 털 태세가 돼 있는 헤지펀드가 주류" 라고 평가했다.

ING베어링증권 관계자도 "최근 외국인 자금은 유동성장세에 편승해 외국인한도가 남은 우량종목은 일정비율대로 사놓고 보겠다는 단기자금 성격이 다분하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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