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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한나라 · 민주당 “이러다 0대5 완패 당할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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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제 남은 건 하루라는 시간뿐이다. 주요 정당의 눈길은 4·29 재·보선의 승패를 가름할 5개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에 꽂혀 있다. 0대5 공포를 얘기하는 비관론자들이 생길 만큼 각 당은 초조해하고 있다. 그래서 선거는 정치의 ‘고갱이’다. 5개 선거구의 막판 판세와 각당의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인천 부평을
GM대우 살리기 어느 쪽 처방이 먹힐까

정세균 민주당 대표(左)가 2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의 미용실을 방문해 손님에게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부평을에선 여야가 경쟁적으로 쏟아낸 GM대우 회생 공약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최대 변수다. 민주당이 “GM대우 지원을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추경을 긴급 편성하자”고 선수를 치자 한나라당은 “GM대우 주식을 산업은행이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정부가 24일부터 GM대우·쌍용차 협력사에 24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하자 민주당이 “정권 차원의 선거운동 지원”이라며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도 선거 종반 새 이슈로 떠올랐다.

한나라당 표를 잠식하는 무소속 천명수 후보와 야권 표를 분산시키는 민노당 김응호 후보가 얼마 만큼 득표율을 올릴지도 중요한 변수다. 부평을의 ‘충청권 표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천엔 1960~70년대 서해안에서 올라온 충청권 출신이 많다. 과거 선거 때마다 이들의 향배는 인천 선거의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곳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출신의 비중도 높다. 하지만 이재훈 후보가 광주 출신이어서 호남 응집력이 민주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하 기자

경주
‘박근혜 마케팅’얼마나 효과 볼지 촉각

지난해 4월 총선 당일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는 KBS 출구조사에서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에게 14.6%포인트를 앞섰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정 후보를 5.2%포인트 차로 누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처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심’이 29일 또다시 나타날지를 놓고 각 후보 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종복 후보 측은 “지난해와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다른 선거”라고 주장하지만 무소속 정수성 후보 측은 “여전히 반정종복 민심이 경주 바닥에 깔려 있다”고 받아친다. 김일윤 전 의원의 부인인 이순자 후보의 레이스 완주 여부도 큰 변수다. 이 후보는 김 전 의원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친박근혜 성향의 표를 다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수성 후보 측은 이 후보의 중도 사퇴를 바라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수성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이 얼마큼 효험을 볼지도 관심거리다.

김정하 기자

울산 북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뒷심 발휘하나

단일 후보로 결정된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민주노동당의 표를 흡수할지, 그럴 경우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본지가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진보신당과 민노당 후보의 지지율 합계는 37.6%였다. 박대동 후보(25.4%)를 훌쩍 넘는다. 그러나 선거를 3일 앞두고 단일화가 이뤄져 단일 후보 결정 사실이 널리 홍보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게다가 조 후보가 민노당 분당 시 ‘종북(북한 추종)주의 논란’을 일으키며 탈당한 데 대한 반감이 민노당 일각에 남아 있어 표심은 예측하기 어렵다.

27일 울산에서 최고위원회를 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 한나라당의 공세도 변수다. 한나라당은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좌파의 야합’으로 규정하고, ‘보수 대 진보’ 구도로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울산시당 부위원장 출신인 무소속 김수헌 후보가 보수 진영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백일현 기자

전주 덕진
정동영 정치 입지 좌우할 득표율 관심

전주 덕진은 4·29 재·보선 5개 선거구 중 유·불리가 가장 빨리 판가름 난 지역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지난 대선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의 전신)의 대선 후보를 지낸 무소속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 김근식 후보 간의 중량감 차이 때문이다. 의미가 있어 보이는 건 두 후보의 득표율이다. 덕진은 정동영 전 의원이 87% 안팎의 득표율로 2대(15·16대) 연속 전국 최다득표를 기록했던 선거구다. 정 후보가 이에 비견할 만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정 후보의 향후 정치적 보폭은 다소 넓어질 수 있다. 김 후보에게도 득표율은 중요하다. 본인의 주소지 이전을 못할 정도로 급조된 후보였던 만큼 이름난 정 후보를 상대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전주 지역과 당내에서의 자립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달려 있다.

임장혁 기자

전주 완산갑
조직력이냐 자금력이냐 … 오차 내 접전

“실거래가 80억원짜리 서울 서초구의 건물을 35억5000만원으로 신고한 것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중죄다.”(이미경 사무총장) 민주당은 27일 전주 완산갑 무소속 신건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다. 이에 신 후보 측은 전주에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민주당 강봉균·최규성 의원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내전과 다름 없는 완산갑 선거에서 막판 네거티브 공방이 불붙는 건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공방에 불을 댕긴 건 초반 열세였던 신건 후보 측의 ‘친노무현 배제론’이다. 민주당 이광철 후보는 옛 열린우리당 내 친노 그룹인 ‘참정연’ 출신이다. 여기에 이 후보 측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부각하며 맞서고 있다. 23일엔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활용했고 26일엔 김근태 상임고문을 투입했다. 그러나 승패는 조직력이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 후보는 100억원대 자산가인 데다 민주당 경선에 패배한 여러 후보가 돕고 있고, 민주당은 시·도 의원들에 대한 공천권이 무기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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