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니저]로이드보험사 새회장 막스 테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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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보험업의 첨병인 보험중개업자로 출발해 3백10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의 세계적 보험사 로이드의 회장에 새로 선임된 막스 테일러 (49) . 그는 70년대 항공보험 중개업자로 보험업계에 첫 발을 디딘 뒤 27년간 윌리스 코룬사 (社)에서 일해왔다.

항공보험분야의 베테랑으로서 주로 아시아.유럽시장을 담당해왔다.

그의 앞에는 이제 자신의 전직이었던 보험중개업자에 대한 개혁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로이드는 보험사라기 보다 보험중개업자들의 조합으로 출발한 탓에 보험중개업자에 대한 의존이 심해 이제는 경영효율 면에서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다.

과도한 중개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스위스의 취리히그룹이 영국 BAT와 합병하는 등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 (M&A) 을 통한 거대 보험사가 속속 등장하면서 로이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테일러 회장도 이를 의식해 "로이드가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을 이어가겠다" 며 "보험중개업자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판로를 모색하겠다" 고 밝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과제는 또 있다.

로이드는 80년대말~90년대초 발생한 수십억 달러의 적자에 시달리다 전임 회장 데이비드 로울랜드의 개혁으로 인해 지난해 겨우 적자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게다가 로이드의 주력 분야인 손해보험과 재보험시장이 94년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마진폭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험중개업자로 잔뼈가 굵은 테일러 회장이 뿌리 깊은 전통의 로이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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