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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06> 경기가 언제 바닥을 칠까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얼마 전 우리 부부가 뉴욕의 렉싱턴 거리를 걸을 때였습니다. 우연히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한 젊은이와 마주쳤는데, 월스트리트에서 일한다고 자기를 소개한 그는 질문을 한 가지 해도 되느냐고 묻더군요. 우리가 동의하자 그는 “언제 일련의 경제위기 사태가 진정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대답은 애매했습니다. “2010년 어느 즈음. 아마도?”였지요.

이런 애매한 답변에 대해 우리가 비난받아야 할까요? 최근의 경제 침체는 정부 전문가와 유명한 경제학자도 동의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희미한 희망의 빛’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최악의 순간’을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그 사이에서 가능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계산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또 우리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알려주는 일도 똑같이 중요하겠지요.

일단 확실해 보이는 다섯 가지 현상부터 얘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경기는 일종의 바닥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꾸준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지요. 그러나 2~3월, 4월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꽤 좋아졌습니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런 상황에 비춰 보면 경기가 밑바닥까지 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우리는 수요에서 의미 있는 상승이 있다면 경기가 반응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보느냐고요? 지난 9개월 동안 재고품 감소율이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수요에서 어떤 급상승이 있다면 분명히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셋째, 긍정적인 시그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금융 시스템이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자산유동화증권대출(TALF) 등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내놓은 ‘비상 대책’에 대해 끊임없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은행과 비은행계 대출기관에서 신용이 ‘다시’ 흐르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 다른 ‘알려진 것’은 미국 대중이 점차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올랐고 대출 상환 비율이 급상승했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세금 환급률이 낮아졌지요. 반대의 시그널도 있습니다. 여전히 실직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되겠지요.

마지막으로 확실한 것, 그러면서 꽤 놀라운 사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 구상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GDP 성장률을 4%라고 추정한다는 겁니다. 이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1980~90년대 미국 경제가 도취감이 취해 있는 동안에도 GDP 성장률은 평균 3% 정도였습니다. 자산이 줄고, 재정적자가 만연하고 소비자의 ‘절약’이 늘어나면서 GDP 성장률은 2%에 가까워지는 형편입니다. 게다가 세금과 국가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모르는 것’을 얘기해 볼까요. 우선 우리는 현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질문, 다우지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경제에 붓는 돈이 효력을 내는 기간은 아주 짧을 것이다. 흐릿하게 보이는 적자가 거대한 주가 폭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정도를 예상하는 수준이지요. 우리가 이런 겁쟁이가 되는 것은 전혀 놀랄 일도 아닙니다. 주식시장에 대해 전망하는 게 지금보다 더 난처한 적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경제가 언제 턴어라운드할지 모릅니다. 그것이 바닥을 쳤다고 할지라도, 잠시 동안 머무르다가 다시 곤두박질칠 수도 있습니다. 렉싱턴 거리에서 만난 젊은이의 질문에 대답할 때 우리는 어떤 좋은 일이 2010년에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100% 약속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주어진 모든 상황을 보면 단지 요즘 가장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말은 ‘거대한 불확실성’이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정리=이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