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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대호 대포, 6연패 빠진 거인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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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7회 승세를 굳히는 투런홈런을 날린 롯데 이대호가 병상에 있는 주장 조성환의 쾌유를 비는 뜻으로 집게손가락으로 더그아웃을 가리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27)가 팀의 6연패를 끊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병상의 팀 선배 조성환에게 바친 승리의 쐐기포다.

이대호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3-2로 앞서고 있던 7회 말 2사 1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려 냈다. 한 점 차로 쫓긴 상황에서 승기를 틀어쥐는 홈런이었다. 정찬헌의 시속 143㎞짜리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긴 게 왼쪽 담장을 직선으로 넘어갔다. 일곱 경기 만에 나온 시즌 5호 포다.

이날 홈런은 이대호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통산 131호 홈런으로 롯데 구단 개인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다. 이전 기록은 롯데 소속으로 7년간 뛰면서 130개를 날린 마해영(은퇴)이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팀의 6연패를 끊는 홈런이어서 더 값졌다. 이대호는 4번 타자로서 팀 연패에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연패 기간에 타율은 0.381(21타수 8안타)로 괜찮았으나 타점은 네 개에 불과했다. 득점권에서 방망이가 침묵했다는 뜻이다. 장타 역시 8안타 중 한 개(2루타)뿐이었다.

롯데는 주장 조성환이 23일 문학 SK전에서 얼굴에 투구를 맞아 안면 복합골절 수술을 받고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 전원이 모자 왼쪽에 조성환의 등번호 ‘2’ 자를 새겨 넣을 만큼 승리에 대한 열망이 컸다. 타구가 홈런임을 확인한 이대호가 더그아웃을 향해 오른쪽 검지를 치켜든 것도 조성환의 쾌유를 비는 몸짓이었다. 이대호는 “연패를 끊어 기쁘다. 팀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는데 이 영광을 (조)성환 형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격감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 팀이 연승 분위기를 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선발 투수가 안정을 찾으면서 타선도 힘을 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최근 연패에 대해 “선발진 부진 탓이 크다. 최근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을 던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선발 장원준도 직전 경기까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은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모처럼 제 몫을 했다. 장원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1이닝 무실점)과 존 애킨스(1이닝 1실점)도 5-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선두 SK는 문학 홈 경기에서 히어로즈를 4-3으로 누르고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대구에선 KIA가 최근 LG에서 이적한 김상현의 만루 홈런 등으로 삼성을 10-2로 대파했다.

한화 김태균은 잠실 경기에서 1회 홈으로 뛰어들다 두산 포수 최승환과 충돌한 뒤 헬멧이 벗겨진 채 그라운드에 뒷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한동안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구장 인근 서울의료원으로 후송되는 사이 의식을 되찾았고 CT 촬영에서도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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