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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대머리 치료제 초기 탈모증에 '쓸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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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머리가 빠지는 탈모증이나 대머리 환자에게 올해처럼 기대가 큰 한해도 없을 것 같다.

지난해 12월 사상 최초로 미식품의약국 (FDA) 이 먹는 대머리치료제 프로페시아를 승인 , 현재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머리치료제는 물론 국내에서도 복용할 수 있다.

프로페시아가 이미 국내시판중인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프로스카와 성분면에서 같기 때문이다.

둘 다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는 피나스테라이드 제제다.

다만 프로스카 1정이 5㎎인 반면 프로페시아는 1정이 1㎎으로 용량이 작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대머리로 고민중인 사람은 의사의 감독 아래 프로스카를 구입해 용량을 줄여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우선 국내 대머리환자의 피나스테라이드 복용은 복지부로부터 공식 승인된 것은 아니라는 것. FDA를 거친 외국신약도 국내환자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따로 승인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통상 2년정도. 부작용의 우려도 없지 않다.

피나스테라이드 제제는 부작용이 드문 안전한 약이지만 임신부의 경우 요도하열 (尿道下裂) 과 같은 선천성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있어 여성에게는 금기로 돼있다.

부러진 알약을 만질 경우 피부나 호흡기로 스며드는 미세분말도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것. 남성에게도 복용자의 2%정도가 가벼운 성욕감퇴증세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대머리환자가 피나스테라이드 제제를 복용하려면 의사의 처방이 필수적이다.

먹는 대머리치료제의 효과는 탁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상실험결과 5명중 4명꼴로 탈모증세가 멈추고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살아나는 효험이 있어 지금까지 FDA가 승인한 유일한 대머리치료제인 미녹시딜 (상품명 로게인) 보다 효과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다.

게다가 미녹시딜처럼 매일 두피에 발라야하는 불편함도 없다는 것. 그러나 완전히 벗겨진 정수리를 다시 뒤덮을 만큼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기적의 발모제는 아니므로 과잉기대는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피나스테라이드 제제가 대머리가 상당히 진행된 사람보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 탈모증 초기환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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