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송강호 파격 노출,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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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4일 서울 용산CGV ‘박쥐’ 시사회장은 마치 칸 레드카펫의 예행연습이라도 벌어진 듯했다.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김옥빈·신하균이 시사회장으로 들어서자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불꽃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일제히 터졌다. 박감독이 “눈이 멀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 리안·켄 로치 등 쟁쟁한 거장 감독들과 함께 칸 경쟁 부문에 진출했는데.

“역대 영화제 중 경쟁작을 선정하기 가장 어려운 해였다는 소문에 ‘못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벌써 상이라도 받은 기분이 들만큼 나란히 있는 이름들의 무게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고른 이유는.

“신부가 어떤 상황에 빠졌을 때 신앙의 기로에 설 것인가를 고민하다 흡혈귀 이야기로 가게 됐다.”

-잔혹한 장면에서도 유머가 빛난다.

“10년 전 이 영화를 처음 구상했을 때만 해도 내 영화 중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작품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천성은 어쩔 수 없는지 만드는 장면에서 자꾸 유머가 떠올랐다.”

-여신도를 겁탈하는 장면에서 송강호의 성기 노출은 충격이었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연기나 카메라 위치, 구도 등이 아주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흥미로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그냥 감추지 않았다는 기분으로 만들었다. 송강호의 연기는 대만족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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