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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2분뒤 “매진” … 전주가 들썩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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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개막작 ‘숏!숏!숏! 2009-황금시대’에 출품된 김성호 감독의 작품(上)과 이케다 치히로 감독의 ‘도쿄 랑데부’.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단 2분. 30일 시작하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숏!숏!숏! 2009-황금시대’가 온라인에서 매진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16일 온라인 예매가 개시된 지 불과 5시간 30분 만에 상영작 200편 중 개막작을 포함한 51편이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예매가 시작된 당일 매진된 작품이 30편 더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영화제의 뜨거운 열기에 동참할 기회는 남아 있다. 전체 좌석의 15% 가량이 당일 현장에서 판매되고, 요즘은 영화제 현장에서 상영 직전 관객끼리 서로 티켓을 사고 파는 ‘장터’가 열리기도 하니 말이다.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도움말로 매진작 7편의 면면을 살펴봤다.

◆숏!숏!숏! 2009-황금시대=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인 ‘돈’을 바라보는 젊은 감독들의 시선은?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그녀는 예뻤다’의 최익환 등 충무로와 독립영화계의 신진 10명이 10분 내외의 디지털 단편 10편을 옴니버스로 선보인다. 말 그대로 10인 10색, 뷔페 상차림.

◆디지털 삼인삼색 2009-어떤 방문=영화제 역사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전주영화제의 대표상품. 가와세 나오미(일본), 라브 디아즈(필리핀), 홍상수(한국) 등 아시아 3국의 간판감독 3인이 모였다. 재일교포 3세 남자와 일본인 여자의 교감을 통해 한·일관계를 되돌아본 가와세의 ‘코마’, 필리핀 외딴 섬을 무대로 환경파괴의 고통을 조명한 디아즈의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 남녀관계의 부조리함을 특유의 능청스런 유머감각으로 더듬는 홍상수의 ‘첩첩산중’ 등이다.

◆날아라 펭귄=국가인권위가 제작지원하는 첫 장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이 사교육·조기교육 과열, 황혼이혼 등을 푸근한 시선과 섬세한 관찰력으로 조명했다. 문소리·정혜선·박인환 출연.

◆트랜스 1-10=지난해 ‘하늘, 땅, 그리고 비’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칠레 감독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의 장편. 10곡의 음악이 이미지와 어울려 100곡, 1000곡으로 무한분열하는, 아주 독특한 작품. 음악과 영상의 조화란 이런 것.

◆반두비=방글라데시 청년과 한국 여고생의 우정 어린 로맨스를 유쾌, 상쾌, 통쾌하게 그렸다. 반두비는 벵골어로 ‘참 좋은 친구’라는 뜻. 베를린영화제 진출작 ‘방문자’의 신동일 감독이 조명한 이주노동자의 애환.

◆오데트=보르겐가 세 아들과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신앙과 기적에 관한 이야기. ‘기적’에 관한 기적을 믿게 하는 영화. 홍상수 감독이 강추했다. 덴마크 출신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가 감독했다.

◆도쿄 랑데부=별 꿈 없이 살아가던 세 젊은이가 한 노인과의 만남으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카세 료·니시지마 히데토시·카가와 교코 등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과 뛰어난 촬영이 어우러진 이케다 치히로 감독의 수작.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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