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동양에 승리…김병철 역전골밑슛 놓쳐 '어부지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현대 88 - 87 동양

기아 92 - 81 삼성

경기종료 4초를 남긴 그순간, 시간은 마치 멈춰선 듯했다.

15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들어간 동양의 김병철 (8득점) 이 골밑까지 치고 들어간 바로 그 순간, 현대의 제이 웹 (19득점).조니 맥도웰 (33득점) 은 완전히 타이밍을 놓쳤다.

골욕심 많기로 소문난 김병철이 떠오르기만 했다면 역전이 가능한 그 순간에 왜 몸을 돌려 외곽으로 물러났을까. 아차 싶어 마지막 슛을 시도했을 때는 3명의 현대 수비수가 일제히 날아오른 후였다.

볼이 림을 때리면서 길게 버저가 울렸다.

이날 33득점.10리바운드를 올리며 올시즌 들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전희철이 눈물을 쏟으며 코트를 떠날 때 전광판은 88 - 87, 현대의 1점차 승리를 알리고 있었다.

현대는 이날 승리로 천신만고끝에 2연패에서 탈출하며 16승째 (5패) 를 따냈고, 5연패의 늪에 빠진 동양은 9승12패로 공동8위까지 추락했다.

49초를 남기고 86 - 86 동점을 이뤘을 때 현대와 동양 모두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찬스는 동양에 먼저 왔다.

33초를 남기고 키스 그레이 (20득점.9리바운드)가 현대 맥도웰의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첫 자유투가 빗나간 것이 결국은 화근이었다.

반격에 나선 현대는 17초를 남기고 맥도웰이 동양 센터 허남영의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어 모두 성공시켰다.

림 뒤편을 스치며 그물에 감겨든 두번째 자유투가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동양이 마지막 작전타임을 부르고 역전을 노린 시간은 15초전. 시간도 충분했고 박광호 감독의 작전도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김병철의 마지막 망설임이 일을 그르쳤다.

한편 기아는 삼성을 92 - 81로 물리치고 4연승을 구가하면서 11승9패를 마크, 공동3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벌어진 기아와의 여섯차례 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하며 2연패 (10승11패)에 빠졌다.

특히 삼성은 이날 3쿼터에서 한쿼터 최저득점 (종전 LG.8득점) 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