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경기전망]반도체…공급과잉·신규투자 위축 '이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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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반도체업계가 주도하는 메모리 (D램) 부문은 ▶매출호황, 수익 악화 ▶64메가D램으로의 세대교체등 두 가지 특징이 예상된다.

또 국내 반도체3사의 투자축소가 불가피하고, 해외투자 차질에 따른 글로벌화 전략 수정도 전망된다.

현대전자가 스코틀랜드 반도체공장 완공을 연기한데 이어 삼성전자와 LG반도체도 각각 영국 웨일스와 미국 오스틴에 건립중인 반도체 생산라인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다.

김치락 (金治洛)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투자위축이 심각할 경우 2000년부터 후발업체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 고 우려했다.

세계반도체무역 통계기관인 WSTS는 D램 반도체의 세계시장이 97년 2백8억9천만달러에서 올해는 20% 성장한 2백50억달러, 99년 3백22억달러, 2000년 4백17억달러로 전망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국내 반도체 (비메모리 포함) 수출이 97년엔 1백75억달러로 96년보다 15%감소했지만, 98년에는 전년대비 16%늘어난 2백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LG반도체의 김양규 (金良奎) 이사는 그러나 "수익성이 큰 문제" 라며 "97년에 이어 올해에도 공급과잉이 계속될 전망" 이라고 말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에 따르면 97년엔 공급과잉비율이 14.4%에 달했고 올해도 5.5%나 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중장기 반도체경기의 최대변수는 ▶64메가D램 시장의 성장성 ▶PC경기의 성장율 ▶국내 투자위축 정도 ▶원부자재 수입단가 문제 ▶IMF시대 기업간 인수및 합병 여부등이다.

대만이나 마이크론사등 후발업체들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상반기에 64메가D램을 양산하거나 한.일 반도체업계가 64메가D램 생산량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PC경기가 고성장을 못할 경우 수익성은 최악이 된다.

산업연구원의 주대영 (朱大永) 연구위원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 업체로선 64메가D램 시장을 선점하거나 일본업계와의 공동보조가 원활히 이뤄지는게 급선무” 라고 말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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