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고를 이겨낼 각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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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결국 모든 고통을 짊어지게 되는 것은 나라도 회사도 아닌 개인이다.

경제의 진짜 어려움은 새해 첫날인 오늘부터다.

지난해는 놀라움과 절망으로 보냈다.

올해는 각오로 맞이할 수밖에 없다.

경제의 모든 면이 일시에 가장 나쁜 쪽으로 이렇게도 철저히 변할 수 있을까 싶기만 하다.

가장 큰 고통은 실직자가 겪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회사가 도산하거나 인수.합병될 것이다.

새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극도로 어려울 것이다.

보수 (報酬) 등 요구는 더 낮추고 근무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교육과 훈련에 스스로를 던져 넣을 수밖에 없다.

달러값이 오른 데 따라 국내물가도 지금 엄청나게 뛰고 있다.

생활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금리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주택할부금이나 신용카드에 붙는 이자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최악의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과거에 진 부채 때문에 개인부도를 내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길은 절약생활뿐이다.

고통을 지는 것도 개인이지만 지금의 경제난국을 헤쳐 나가는 원동력도 결국은 개인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 개인은 소비자 아닌 저축자로서 세계에 알려져 있다.

과거 한국의 경제기적을 이룬 것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길도 한마디로 개인의 저축밖엔 없다.

외국에 진 빚 1천5백억달러는 요새 달러가치로 한 해 국내총생산액 (GDP) 의 절반이 넘는다.

그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려면 지금보다 국민저축률을 10% 포인트 올려야 한다.

물가는 오르고 실업자는 1백만명이 더 넘을 것이라고 하며 월급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저축을 더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통의 기간이 그만큼 더 연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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