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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이냐 정리해고냐'…'감원보단 무급휴직' 실시회사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무급휴직이냐 정리해고냐. '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아래서 근로자들이 안게된 또 하나의 고민이다.

비용절감 및 종업원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무급 (無給) 휴직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희망자 우선 원칙이지만 반강제적인 경우도 예상돼 근로자들의 고민이 깊다.

복직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최대 걸림돌. 이에 따라 종업원들이 교대로 몇달씩 쉬는 순환휴가제에서부터 개인적 사유 때문인 사사 (私事) 휴직제, 아빠의 애키우기를 위한 육아휴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

휴직기간도 1개월에서 3년까지 여러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10일부터 여직원에만 인정되던 무급 육아휴직을 남성 직원에게도 허용하고 있다.

11개월이던 휴직기간도 최장 3년까지 늘렸다.

그러나 복직을 보장한다는 단서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문의하는 직원만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부터 희망자에 한해 1개월에서 1년까지의 무급휴직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이 기간중 상여금은 지급되고 6개월 이하 휴직의 경우 휴직기간을 근속연수에 포함시켜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않도록 했다.

그러나 신청자가 많지 않아 전직원이 교대로 쉬는 순환휴무제를 우선 실시할 방침이다.

무급휴직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경남울산의 한국프렌지. 당초 인력의 30%를 감축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 1일부터 전직원을 2개 조로 나눠 2주씩 순환휴무하고 이 기간중 70%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고통분담을 위한 전국단위 노.사.정 (勞.使.政) 합의가 추진되면서 최대한의 해고회피 노력차원에서 무급휴직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 제도는 갈수록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선한승 (宣翰承) 연구위원은 "무급휴직제도가 변형된 정리해고가 아니라는 기업과 근로자간의 신뢰만 확립된다면 인원감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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