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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연패 땐 "SOS, 강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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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야구에서 '스토퍼'는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멈춘다'는 의미를 생각하면 경기후반부에 상대의 추격을 막는 구원투수나 마무리투수를 지칭하는 용어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스토퍼'는 선발투수 가운데 팀의 연패를 멈추게 하는, 비중 있는 해결사를 가리킨다. 그래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지켜지는 현대 야구에서 확실한 스토퍼가 있는 팀은 웬만해선 5연패 이상 빠지지 않는다.

기아 3년차 오른손 투수 강철민(25)이 확실한 스토퍼로 떠올랐다. 강철민은 1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6승째를 따내며 팀의 2연패를 끊었다.

지난주 현대.LG를 상대로 5승1패를 거둔 기아는 주초 SK에 2연패 당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3연전 마지막 날 선발로 나선 강철민이 스토퍼 역할을 해주느냐 못해주느냐는 그래서 더 중요했다.

초반 3이닝 동안 3점을 내준 강철민은 4회부터 안정을 찾고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기아는 6-4로 역전승을 거뒀고, 팀 분위기도 살아났다.

강철민이 팀의 연패를 끊은 것은 6월 이후에만 세번째다. 지난 6월 10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7.2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 4연패이던 팀을 구해냈다.

다음 등판이었던 6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2연패로 가라앉던 팀을 일으켜세웠다. 강철민이 고비 때마다 스토퍼의 역할을 해준 덕분에 기아는 부진의 깊은 늪에 빠지지 않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2년 기아 유니폼을 입은 강철민은 그해 5승, 지난해 6승을 거뒀고 올해 김성한 감독의 신뢰를 얻고 선발에 고정됐다. 지난 5월 19일 삼성전부터 6월 5일 LG전까지는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조계현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무조건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투구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범타를 유도하는 패턴으로 바꾼 뒤 안정을 찾았다.

최근 다섯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4승1패의 상승세다. 시즌 6승8패, 방어율 5.67의 평범해보이는 성적이지만 팀의 스토퍼로서 제 몫을 해주기 때문에 강철민은 기아마운드의 소금 같은 존재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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