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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장 '집안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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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에서 셋째).이종걸 원내부대표(왼쪽에서 둘째)가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표를 살펴보고 있다. [김형수 기자]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일 천정배 원내대표와 당 중진의원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매듭을 짓지 못했다. '노른자 상임위'인 예결특위 등 몇몇 상임위원장이 결정되지 않아서다. 예결특위의 경우 3선인 정세균.김한길 의원이 경합 중이다. 문제는 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천정배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던 일부 의원이 "천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김한길 의원을 밀고 있다"고 의심한다는 점이다.

한 재선 의원은 "경제통인 정세균 의원이 하는 게 맞다"며 "천 대표가 상임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자기 사람 챙기기'를 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천 대표가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만일 비합리적인 인선을 할 경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천 대표는 "원내대표에게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권은 있지만 상임위원장 선정권이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이어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열린우리당 당헌.당규는 상임위원장 후보를 해당 상임위원들 간의 호선으로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 이석현(3선).이호웅(재선) 의원이 경쟁하는 건교위와 희망자가 없는 윤리특위도 골칫거리다. 정무.보건복지위도 아직 유동적이다.

반면 운영(천정배).정보(문희상).국방(유재건).문광(김원웅).통외통(임채정).행자(이용희) 등은 대충 조정이 된 상태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주말 동안 당 지도부 등의 논의를 거쳐 5일 상임위원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에선 8개의 상임위원장 중 법사(최연희).환경노동(이경재) 정도만 조율이 끝난 상태다. 재경(김무성.박종근).교육(안상수.황우여).과기정(김영선.이해봉).농해수(권오을.김광원.이상배).산자(맹형규.김용갑.임인배).여성특위(이계경.김애실) 등 6곳은 아직 다툼이 치열하다. 이들 상임위에 대해선 5일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위원장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3선만 27명인데 자리는 적다 보니 결국 경선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하.이가영 기자<odinelec@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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