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 로커 리아 두번째 앨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리아는 “여가수는 안된다.” 는 가요계의 확신에 찬 편견을 깨뜨린 일등공신이다.

트로트나 발라드가 아닌 록을 들고 나와 수십만장을 팔고, 방송이 아니라 라이브무대에서 장기공연으로 진가를 인정받음으로써 여성 로커 바람의 진원지가 됐다.

하지만 그녀의 데뷔음반은 아쉬움도 남겼다.

힘있게 치고나가는 질주는 원시적 매력을 풍겼지만 음악적인 매끄러움과 다양성은 떨어졌던 것. 1집이 나온지 열달만에 나온 2집은 그런 지적을 불식하려는 노력이 알뜰히 배여있는 작품이다.

모던록의 주형에 포크.아이리시팝.펑크.클래식까지 여러 장르를 부어 넣어 다채로운 크로스오버 록을 담아냈다.

'개똥철학' 이란 앨범제목은 “저마다 가진 철학을 무시당하고 사는 현실을 비꼰 것” 이라는 설명에서 꾸밈없고 발랄한 소녀가수의 마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손무현이 프로듀싱을 맡은 음반색깔은 넥스트의 김영석이 프로듀싱한 올터너티브풍의 1집에 비해 좀더 블루스적이고 무거운 브리티시록 스타일을 하고있다.

이한철이 작곡한 타이틀곡 '고정관념' 은 일렉트릭 기타리프와 리아의 강렬한 보컬이 신선한 충격을 주는 모던록. 자작곡 '개똥철학' 과 '가버려' 등을 들어보면 그녀가 성숙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노톤의 질주가 두드러졌던 전작에 비해 노래가 고조되는 대목에서 한풀 꺾는 여유도 생겼고 사이사이 촉촉하게 윤기를 가미하는등 곡을 요리하는 솜씨가 일취월장했다.

목에 군살이 박히는 성대결절 현상으로 위태로와 보였던 성량도 위축되지 않고 여전해 보인다.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고 사랑의 참 의미를 전하려는 노랫말들도 젊은 가수답게 싱그럽다.

올해 록팬들은 좋은 여성로커 재목감을 만났을뿐 아니라 그 재목이 쑥쑥 크는 것을 보고있다.

리아는 28일까지 라이브1관에서 2집 소개공연을 펼친다.

02 - 766 - 5417

글 = 강찬호 기자·사진 = 나영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