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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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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박지성(맨유)이 자신의 인생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순간을 털어 놓았다.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19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에서 벌써 9년째 접어든 외국 생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박지성은 2002년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 입단해 처음 유럽에 진출했을 때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박지성이 유럽에 적응할 동안 유럽 관객들은 낯선 동양인의 적응 기간을 기다려 줄 만큼 여유가 없었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매몰차게 대접했다. 관객들은 박지성이 볼을 잡기만 하면 심한 야유를 퍼부었다.

그는 “제가 공을 받았을 때는 무조건 야유가 나왔다. 3만 5000명 관객이 저한테 보내는 아유가 상대방에게 보내는 것 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당시 경기장에서 공이 오는 게 무서웠을 정도다. 축구를 시작해 하기 싫다고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오로지 축구밖에 몰랐던 그에게 난생 처음 받아본 아유였다. 그후 박지성은 UEFA컵에서 페루자와 원정경기를 한 뒤 모든 자신감을 되찾아 슬럼프를 완전히 극복했다. 관객들의 아유는 감탄으로 변했다. 플레이가 살아난 박지성에게 네덜란드인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박지성을 응원하는 ‘위송빠르크(박지성의 네덜란드식 발음)’라는 응원가까지 울려 퍼졌다.

박지성은 “(그런 노래가 나와)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왠지 서운하기도 했죠. ‘너희들이 나를 그렇게 아유를 해놓고 지금은 아예 모른 척 하고 노래를 해주냐?’하는 마음이 들어서”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2005년 7월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지성은 이날 방송에서 어디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화려한 언변을 맘껏 뽐냈다. 이날 프로그램은 박지성이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발돋움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그의 부모, 은사, 감독과 코치 등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줬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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