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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9 중간 점검] ‘노무현 소환’ 득 될까 독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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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29 재·보선에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소환’이란 태풍이 상륙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현직 대통령 주변도 수사해야 한다”고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역풍을 우려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만큼 태풍의 위력은 여야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선거운동 시작 후 맞은 첫 주말 여의도 정치는 통째로 인천 부평을로 옮겨갔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정몽준 최고위원·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등이 골목을 누볐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원혜영 원내대표에 손학규 전 대표·김근태 고문·문희상 국회부의장·한명숙 전 총리까지 출현했다. 전주에선 무소속 정동영-신건 연합이 출범했다.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한나라당·민주당 모두 강세 지역인 경주·전주 선거가 무소속 돌풍에 흔들리고 있다.

부평을
한나라-민주 서로 “승기 잡았다” 주장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 간 최대 승부처는 인천 부평을이다. 민심의 바로미터랄 수 있는 수도권 유일의 선거구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판세는 백중세란 견해가 많다. 지난 15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29.7%)와 민주당 홍영표 후보(29.1%)가 혼조세를 보였다.

양당은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최근 당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2%포인트 앞선다”며 “공천을 받은 지 2주밖에 안 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자체 여론조사 결과 홍 후보가 6%포인트 우위다. 그간 지역을 누벼온 힘”이라고 한다. 홍 후보는 지난해 4월 총선 때 출마해 38.2%를 득표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전히 판세가 유동적”이라고 말한다. 우선 지역 최대 현안인 GM대우의 해법이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여야의 공략법에 따라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투표율도 변수다. 특히 유권자의 참여가 저조한 재·보선의 경우 더욱 그렇다. 적극 지지층에서 앞선 후보가 유리하게 마련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소식이 유권자의 투표 의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실망해 투표장을 덜 찾을 수도, 오히려 결집해 더 갈 수도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고정애 기자

전주 덕진·완산갑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합” 선언

전주 덕진과 완산갑은 19일 사실상 한 개 선거구가 돼 버렸다.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완산갑에 출마한 신건 전 국정원장이 이날 전주에서 공동 회견을 열고 무소속 연합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선거 기간의 일시적 연대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연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재선거 뒤 민주당 복당 또는 새로운 정치 세력 형성이라는 수순까지 함께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덕진·완산갑 재선거는 ‘민주당 대 정동영’의 대결 구도로 선거전이 짜이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복당해 당을 살리겠다는 사람이 무소속 연대로 민주당 죽이기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냐”며 “이는 배신의 연대”라고 비판했다. 덕진의 민주당 김근식 후보 측도 “탈당에 이은 무소속연대까지 정 전 장관의 언행은 표리부동의 전형”이라고 공격했다.

초반 전주 선거전의 판세는 덕진에선 정 전 장관이, 완산갑에선 민주당 이광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형국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완산갑에서 이 후보가 신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선다”며 “이런 기류가 덕진으로 이어져 정 전 장관도 김 후보를 일방적으로 이기긴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 측은 “덕진에 긴급 투입돼 투표권도 없는 김 후보는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에게도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최대 변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다. 검찰이 이번 주 중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할 경우 민주당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호남 여론의 역풍을 불러와 ‘친노 세력 척결’을 주장하는 정동영-신건 연합 측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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