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값 폭락 골프장 '위기'…시세 최초분양가 밑돌기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최근 골프 회원권가격이 끝없이 추락하자 국내 골프장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회원권시세가 최초 분양가를 밑돌고 있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청구가 잇따를 경우 파산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현행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20조에 따르면 회원이 회원권을 구입한후 5년이 지난후에는 골프장측에 입회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회원권시세가 최초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부득이 회원권을 처분해야 하는 골퍼들은 시중에 내다팔지 않고 골프장측에 입회금 반환을 요구하는게 유리하다.

본지와 회원권전문업체인 TMC골프가 전국 1백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회원권을 분양한후 5년이 지난 골프장중 현시세가 최초 분양가를 밑도는 곳은 22개로 밝혀졌다.

이들 골프장중 경기.중앙.클럽 700CC등은 현시세가 최초 분양가의 절반 수준까지 폭락했다.

만일 가격이 계속 회복되지 않아 회원들이 무더기로 입회금 반환을 요구할 경우 골프장 부도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몇년전 거품경제가 걷히면서 골프 회원권가격이 폭락, 예탁금 (입회금) 반환청구가 잇따라 골프장들이 한때 파산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I골프장 A사장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입회금을 반환할 자금력이 있는 골프장이 거의 없다.

현재로서는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릴뿐" 이라며 "설마 그런 사태까지 가겠느냐" 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회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입회금반환을 요구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하는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김종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