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신바람]경제전망 왜 자주 빗나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각 기업들은 연말이면 각종 경제연구소에서 내놓는 다음해 경제전망치를 토대로 각종 사업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올해는 어떤 기업도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년 연말 각 연구소들이 내놓는 경제전망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참고할게 달리없어 각 기업들은 경제연구소를 쳐다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IMF (국제통화기금) 시대를 맞아 금리.환율등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어 연구소들조차 내년도 경제전망치를 못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않아도 각종 예측이 맞지않아 늘상 지적의 대상이 돼온터에 올해는 더더욱 예측이 빗나갈수 밖에 없게 돼 연구소들도 고민이 적지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니혼게이자이 (日本經濟新聞)가 일본의 경제연구소에서 내놓는 경제지표 예측이 틀려지는 원인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니혼게이자이는 예측이 잘못되는 원인으로 ▶통계지표가 불충분해 경기현황을 충분히 포착못하고▶환율및 국내총생산 (GDP) 예측이 어려워졌고▶거시경제에 금융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꼽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경제연구소들은 주식회사라 연구원이 샐러리맨화 했다는 문제점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즉, 위험을 무릅쓰고 독자적인 판단을 내기보다는 관련업계의 컨센서스에 가까운 수치를 발표해 무난하게 넘어가려 한다고 것. 이밖에 성장률.금리등에 대한 정부.대기업의 입김도 상당부분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은 여기에 더해 수출.투자의 변동폭이 너무 심해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인 GDP성장률의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성장률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수출비중이 커 국제시장의 가격변동등 외부적여건에 많이 좌우된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국내경제실 권순우 (權純旴) 수석연구원은 "연구소들이 사용하는 경제지표가 거의 비슷한데다 위험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의도도 일부 작용해 비슷한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고 말했다.

통계의 정확도를 문제 삼는 곳도 있다.

최근 재정경제원은 우리나라 외채규모가 1천2백억달러라고 발표했지만 해외 현지금융이 수백억달러 더 있다는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런 기본 데이터의 오류가 예측을 틀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런 부정확성이 기업의 경영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