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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함, 소말리아 해적 첫 격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말리아 해적 격퇴를 위해 아덴만에 파견된 한국 해군의 문무대왕함(4500t급 구축함)이 첫 전과를 올렸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현지에 파견된 한국군 청해부대가 덴마크 국적의 상선이 해적에 의해 피랍될 위기에 처했다는 구조요청을 접수해 즉각 헬기를 출동시켜 내쫓았다"고 밝혔다. 청해부대가 해적들의 선박위해 행위를 저지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현지시간) 예멘 남방 60마일(110km) 해상에서 한국선박 파인갤럭시호를 호송 중이던 문무대왕함에 "해적선에 쫓기고 있다"는 긴박한 구조요청이 들어왔다. 문무대왕함 후방 63km에서 홀로 항해 중이던 덴마크 국적의 퓨마호(2120t톤급)로부터 날아온 긴박한 타전이었다. 당시 10노트로 항해 중이던 퓨마호를 5명의 해적이 탄 쾌속선이 20노트의 고속으로 따라오고 있던 상황이다.

청해부대는 즉각 문무대왕함에 탑재돼 있던 링스(LYNX)헬기를 출동시켰다. 본래 대(對)잠수함 작전임무를 맡는 헬기지만 해적 퇴치작전에 맞춤형으로 개조한 링스였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해적들이 퓨마호에 올라타려 시도하던 절박한 순간이었다. 해적들은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링스헬기가 공격동작을 보이며 위협하자 승선을 포기하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9마일 떨어진 인근 해역에는 13명의 해적을 태운 해적선 모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청해부대원들은 모선으로 도주하는 해적선을 정찰·감시해 20km 밖으로 완전히 물러날때까지 선박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했다. 사태 발생시 청해부대는 상황을 즉각 연합해군사 소속 미 게티스버그함에 연락해 SH-60 헬기와 연합작전을 벌일 수 있도록 했다. 또 퓨마호와 미군 측에 "10분 내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으니 동요하지 말라"며 차분한 대응을 이끌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해적선은 통상 15분 내에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고 도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군의 신속한 작전으로 덴마크 상선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무대왕함과 300여명의 해군장병으로 구성된 청해부대는 지난달 13일 현지로 출발했으며 지난 16일 도착해 본격적인 선박 호송임무에 들어갔다. 청해부대 관계자는 "연합해군사 측이 '앞으로도 대한민국 해군의 활약을 기대한다' 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링스헬기에는 사정거리 20km의 씨스쿠아 미사일과 10km의 어뢰 등 무장이 장착돼 있다. 또 60마일 내에 있는 잠수함으로 탐색할 수 있으며 2시간까지 탐색 현장에 체류하며 작전을 벌일 수 있다. 길이 11.9m에 높이 3.2m로 최대시속 232km를 낼 수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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