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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만세타법'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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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양준혁(35.삼성)은 이번 시즌 타격 자세를 바꿨다. 배트가 다 돌아간 뒤 두 팔이 허공에 들리는 '만세타법'을 익힌 것이다. 처음 보는 타법에 모두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렇게 하면 오른팔의 힘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만세타법이 정상적인 자세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준혁이 노력 끝에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아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땀을 흘리는 동안 자신감도 얻었다는 것이다.

양준혁은 타율과 타점에서 팀 내 1위를 기록하며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1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도 2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2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 홈런. 이 홈런으로 양준혁은 박경완(SK)과 함께 홈런 공동 2위(20개)에 올라섰고 70타점으로 1위 클리프 브룸바(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준혁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은 LG를 7-5로 누르고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4연승. LG는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0-0이던 1회 김한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루에서 양준혁이 가운데 담장을 넘겨 3-0까지 앞서갔다. L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회초 박용택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3점을 뽑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7회 초에는 권용관과 이병규의 연속안타와 삼성 포수 현재윤의 패스트볼을 엮어 4-3으로 뒤집기까지 했다.

삼성이 다시 승기를 잡은 것은 7회말. 2사 1, 2루에서 현재윤의 적시타가 터지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 조동찬이 친 내야땅볼을 LG 유격수 권용관이 1루에 악송구, 2점을 보태며 점수 차를 벌려 승부를 갈랐다.

대전에선 '꼴찌' 롯데가 모처럼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하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한화를 9-3으로 크게 이겼다. 문학에선 기아가 SK를 6-4로 꺾었다.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1, 2위전 두산과 현대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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