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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엿보기] 쇼핑 권하는 '흐린 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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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7월과 함께 장마도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여름 서울의 경우 10주 연속 주말에 비가 왔었습니다.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 비가 내리면 백화점.할인점 관계자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쉽니다. '장사 망쳤구나'하는 거죠. 비가 오면 사람들은 외출을 꺼리게 되고 자연히 쇼핑도 줄어드니까요. 하지만 올해 장마는 단기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짧고 굵은'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돼 유통업체들은 다소 안도하고 있답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제일 싫어하는 날씨는 하루 종일 비 올 때와 햇빛이 화창한 좋은 날씨예요. 날씨가 좋으면 야외로 놀러나가니까 물건 사러 안 온다는 설명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날씨는 비가 올 듯 말 듯한 흐린 날씨입니다. 아침에 비 오고 오후에 개는 날씨도 좋아합니다. 야외에 놀러가서 쓸 돈을 쇼핑에 사용하게 되니까요.

비가 오면 백화점 매장의 인테리어도 조금 달라집니다. 강우 소식이 들리면 의류매장 담당자들은 만사 제쳐두고 마네킹의 옷을 화사한 색상과 무늬의 옷으로 바꿉니다. 비 오는 날 마네킹의 의상이 어두우면 손님들이 아예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면 가장 줄어드는 고객층은 30~40대 주부이며 가장 타격을 받는 부문은 남성복입니다. 남성복의 구매 결정권을 30~40대 주부들이 갖고 있으니까요.

현대백화점은 장마 기간 중에 감성적인 문구를 담은 광고 전단을 발송해 40대 VIP 고객들을 더 많이 끌어오기도 했습니다.

비가 오면 많이 팔리는 제품은 우산.장화.비옷.습기제거제 등입니다. 할인점 '홈플러스' 조사 결과 즉석 순두부.3분 카레 등 인스턴트 요리의 매출도 비 오는 날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 오는 날은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되는 데다 제대로 된 음식을 해먹기 귀찮아지는 심리가 있나 봅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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