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코노 서가] '더이상 한국에서 배울 것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잘돼도 걱정, 못돼도 걱정', 중국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중국이 한때는 유망한 수출시장 정도로만 인식된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매년 10% 내외의 성장을 거듭해 오면서 중국은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중화학 공업은 물론 IT(정보기술) 분야도 중국에 추월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이상 한국에서 배울 것은 없다'는 중국 성장동력의 실체를 통해 한국 경제의 활로를 모색한 책이다. 저자인 김영욱 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는 중국 관리와 기업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의 성장 비결을 파헤쳤다.

저자는 중국이 하나의 주식회사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봤다. 정부와.대학.기업이 한 몸같이 움직이며 세계 최고의 신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불편사항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고 정부는 기업의 요청을 곧바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시아 컴퓨터 업계 1위인 롄샹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국립과학원의 인재들을 언제든지 지원받을 수 있게 돼있다.

저자는 14개 중국의 대표기업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중국 1위 기업인 하이얼은 물론 아시아 컴퓨터 시장을 석권한 렌샹그룹, 조만간 포스코를 앞질러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상하이바이오강. 중국의 거대 기업은 하나같이 자기 분야에서 1위인 기업을 경쟁 목표로 꼽고 있다. 중국 기업인들은 "한국에서는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 대우자동차가 중국에 진출했더라면 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의 자신감에 차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중국 국민이 기업가를 영웅시하고 정부는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은 중국이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이제는 한국이 중국을 배워야 할 때다.

송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