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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대선 개표를 보는 법…수도권·영남표가 당락 잣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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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15대 대통령' 은 언제쯤 알게 되나. 18일 오후6시 투표가 종료되면 전국 3백3개 개표소에서 개표가 시작된다.

92년의 14대 대선때는 투표당일 밤12시를 전후해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다.

오후7시쯤 개표가 시작됐고 이후 7.2%의 개표가 이뤄진 밤12시까지 1, 2위 후보간 표 차이가 큰 변동없이 지속됐다.

시간대별 개표율은 이튿날 오전2시 23. 8%, 5시 53.5%, 7시 73.7%였다.

1, 2위였던 김영삼 (金泳三).김대중 (金大中) 후보간 최종 표 차이가 1백93만표였던 만큼 개표과정에서의 접전양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경우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을 결정할 잣대는 대략 세가지. 첫번째 잣대는 모든 개표소에서 두번째 개표함 결과가 나왔을 때다.

두번째 함 개표결과를 해당지역 평균득표율로 상정하고, 이를 취합해 전국 예상득표치를 도출해 내는 방법을 통해서다.

두번째 함을 샘플로 삼는 것은 첫번째 함의 경우 부재자 투표함과 섞어 개표하므로 해당지역의 투표성향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세번째, 네번째 함을 개봉할 때마다 순위가 바뀔만큼 박빙의 승부일 때는 유용한 잣대가 못된다.

이번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1, 2위간 표 차이가 1백만표를 넘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두번째 함을 표본으로 한 예측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두번째 잣대는 영남권의 득표 추이다.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의 유권자는 9백10만여명. 전체의 28.3%다.

14대때 YS는 영남권에서 70% 가까운 몰표를 얻어 호남과 수도권 일부의 열세를 벌충, DJ에게 압승을 거두는 밑거름을 삼았다.

따라서 호남과 수도권에서 고정표를 가진 DJ에게 대항해 영남권이 '특정후보' 에게 이 정도의 몰표를 몰아줄 경우 당선이 유력하고, 50~55%쯤만 몰아주면 시소게임을 거듭할 전망이다.

세번째 변수는 수도권의 득표율. 역대 대선 결과, 인천.경기를 잡는 사람이 승리했다.

각지 사람이 섞여살아 표의 균형이 이뤄져 있고 비판정신과 안정희구가 뒤섞여 있는 등 유권자 성향도 특이하다.

출신별로는 호남.충청 유권자가 절반에 가깝지만 전체적인 성향은 여당에 가깝다.

결국 가슴졸이는 '계가 (計家) 싸움' 을 벌이다 보면 19일 새벽쯤에야 윤곽을 짐작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개표 초반부터 우열이 뚜렷하면 18일 밤12시쯤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이번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후보간 박빙의 시소게임을 벌이면 이의제기가 속출, 물리적인 개표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14대 때도 접전지였던 강원과 서울.경기는 이튿날 오후까지 개표가 진행될 만큼 신경전이 치열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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