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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없는 세계적 반도체기업 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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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42명의 임직원이 생산라인 하나 없이 180억원(2003년)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있다. 비메모리 주문형 반도체의 하나인 시스템온칩(SOC.System On Chip) 설계 및 제조업체 다윈텍이다.

올해 목표는 318억원이다. 제품 생산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생산라인을 빌려 한다. 매출 중 75%는 이같이 위탁생산해 만든 SOC 반도체를 팔아 번다. 나머지 25%는 대기업과 공동 기술개발 등을 하면서 받는 기술료다. 회사의 장기목표도 공장없이 세계적인 SOC 기업(Global Fabless SOC Company)이 되는 것이다.

"첨단 IT분야에선 한 회사가 기술개발과 생산을 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산라인 건설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반도체 산업에선 벤처기업은 기술을 제공하고, 대기업이 생산을 담당하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집니다." 다윈텍 김광식(43)사장의 설명이다.

다윈텍이 취급하는 SOC 반도체는 차세대 주문형 반도체로 각광받는 제품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칩(반도체)안에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쉽게 설명해 SOC 반도체 하나로 음성처리를 하면서 영상처리도 할 수 있는 식이다. 또 칩을 여러개 사용할 때보다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절전 효과도 크다. 경박단소(輕薄短小)하면서도 다기능의 첨단 IT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SOC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만들기 어렵지만 부가가치는 크다. 삼성전자를 비롯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SOC 반도체를 지목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연간 120억달러어치의 SOC 반도체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작으면서도 다기능을 요구하는 IT제품의 트렌드를 볼 때 SOC 반도체에 승부를 걸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윈텍은 1997년 창사 이래 7년 동안 주문형 반도체 분야에서만 한 우물을 파며 2년 동안 SOC 사업을 준비해 왔다.

현재 초박막액정화면(TFT-LCD) 모니터, 노트북, LCD TV 용 SOC 반도체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특히 TFT-LCD 모니터용 SOC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SOC 반도체 기술력에 관한 한 세계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그동안 내수판매에 주력했는데 올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연구원으로, 외국계 기업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하다 창업했다. SOC 반도체 한길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셈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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