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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바이올린 기수 스테판 그라펠리 타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재즈하면 떠오르는 악기는 뭐니뭐니 해도 뜨거운 열기를 품어대는 색소폰과 트럼펫.트럼본 등 관악기다.

그러나 미분음 (微分音) 을 자유자재로 낼 수 있는 바이올린도 이에 못지 않은 재즈의 맛을 낼 수 있는 악기다.

일찍이 바이올린은 클래식 뿐만 아니라 컨트리.집시음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 1일 89세의 나이로 타계한 스테판 그라펠리는 관악기 일색의 재즈계에 바이올린을 들고 나타나 재즈 바이올린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다.

프랑스 태생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그라펠리는 12살때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4분의3 사이즈 바이올린으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무성영화 시절 영화관에서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에 가담했던 그는 34년 집시 기타리스트 디앙고 라인하르트를 만나 '핫 클럽 오브 프랑스' 라는 재즈그룹을 결성했다.

지난 53년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70년대 이후 클래식 아티스트와의 듀오 앨범을 잇따라 발표했다.

바이올린의 거장 예후디 메뉴인 (81) 과 듀오 앨범 '질투 (Jealousy)' '거슈윈 앨범' '어빙 벌린' 을 발표했고 첼리스트 요요마와 '애니싱 고즈' , 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과 '퍼스트 클래스' 를 출반했다.

'질투' 앨범에는 어빙 벌린.콜 포터.제롬 컨 등의 넘버가 그라펠리 특유의 즉흥연주와 함께 흐르고 있다.

메뉴인은 "그라펠리의 천부적인 즉흥연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며 "그의 순수한 음악을 접할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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