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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테크노파크 김학민 원장 “장기 투숙 후 성공해 나가는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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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역사의 충남테크노파크를 글로벌화 시키겠다”는 김학민 원장. 조영회 기자

“ ‘그 파크는 하루 자는 데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우리는 하루는 안되고 장기 투숙해야 합니다. 그것도 성공하셔야 나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지요.”

충남테크노파크 김학민(49)원장에게 “아직 테크노파크가 뭐하는 데인지 모르는 시민들도 많다”고 하자 우스갯소리로 답했다.

테크노파크는 좋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사업가로 키워내는 곳이다. 연구개발→창업(조직 구성)→상품화(공장 설립)→마케팅. 직원 뽑는 일, 공장을 세우기 위해 인허가 받는 일 등 모든 ‘대소사(事)’를 돌봐준다. 지난해 경우 114개 기업을 지원,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200명 직원을 뽑을 수 있게 했다. 이른바 고용증대·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테크노파크는 전자정보(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자동차(전기장치 등), 농축산 바이오산업, 영상미디어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영상미디어 부문 성과가 눈부시다.

‘슈렉’과 ‘토이스토리’ 제작사인 헐리우드의 고담그룹과 손잡고 4억 달러 규모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곧 들어간다. 야후나 구글보다 앞선 검색엔진을 개발한 유망 IT기업 (주)시맨틱스를 유치하는 쾌거도 이뤘다.

창립 10년을 맞은 충남테크노파크는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김 원장이 그 전면에 서 있다. “충남테크노파크를 글로벌화시키려 합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새마을운동 전파하듯이 테크노파크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그 곳에 진출해 물건을 만들어 현지에서 팔게 할 겁니다.”

현재 테크노파크가 위치한 천안 직산읍(천안밸리)를 중심으로 아산(디스플레이), 예산(자동차 연구개발), 당진(철강)의 3개 지역밸리 조성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테크노파크 기획단계인 1996년부터 참가했다. 미 텍사스대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순천향대에 부임한 직후였다.

“지역에 인재들이 모이고 머물게 하려면 지역에서 취업이 가능해야 한다. 그럴려면 번듯한 기업이 있어야 한다. 즉 기업을 키워야 대학이 산다.” 충남의 17개 대학의 교수들이 뜻을 모았다. “천안·아산엔 대학도 많고 기업도 많은 데, 이들을 엮어주는 기관만 있으면….” 지역 기업이 수도권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 교수들인 가운데 경제정책 개발을 전공한 김 원장이 동참해 전반적인 마스터 플랜을 짰다. 김 원장은 “당시 서울대 전자공학과 교수직을 내놓고 호서대로 내려오신 황희융 교수(현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총장)같은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최민호 당시 충남도 지역경제국장(현 행정안전부 인사실장), 박한규 당시 도 개발정책심의관(현 천안시 부시장) 등 ‘눈이 뜨인’ 공무원들 지원도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IMF경제위기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1999년 개원, 2001년 천안밸리 착공, 2002년 창업보육센터·벤처관 준공, 2005년 영상미디어센터 준공으로 이어졌다.

그 동안 많은 스타 기업인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김 원장은 그 중 콧데화장품의 장동일 대표를 들었다. 종업원 19명과 함께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어 연 20억원대 매출(2007년 기준)을 올리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장 대표는 테크노파크에서 보낸 5년 동안 가장 많이 공부했고 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원천 기술 하나만 믿고 창업했는데 너무 어렵고 복잡한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복잡한 세무·회계 업무, 인사·제품 관리, 거래처 관리 등. 이 모든 것을 이곳에서 배우고 지원받은 거죠.” 김 원장은 테크노파크에서 ‘초짜 사장’이 ‘베테랑 사장’으로 거듭난 거라고 말했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분들 모두 우리에게 오세요. 미래를 열어 드리겠습니다.”

 약력

· 천안고

· 순천향대 영어영문학과

· 미 텍사스대 석사·박사

·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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