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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설거지 후 뜨거운 물 부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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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철이다. 기온은 여전히 높은데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돼 우리 몸을 불쾌하게 만든다. 이런 불쾌함을 오히려 반가워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각종 세균과 곰팡이 등 미생물이다. 눈엔 보이지 않지만 집안과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미생물은 우리의 위생을 조금씩 갉아먹는 '여름철의 적'이다. 무더위속에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여름철 무균지대 만들기' 시리즈를 4회에 걸쳐 내보낸다.

연세대 의대 의학공학교실 박종철 교수팀은 최근 가정내 미생물 오염도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15가구를 표본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가구에서 구토.복통.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포도상구균과 식중독의 주원인인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에서 가장 깨끗하다고 믿고 있는 주방용품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세균이 검출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

박 교수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 영양분(먼지와 때) 등 세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다. 특히 물을 많이 다루게 되는 주방과 욕실은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아 세균과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집안의 위생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 주방

무조건 건조해야 한다. 마른 상태는 미생물의 숨통을 끊는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방법. 물기를 잘 닦고 마른 수건으로 이곳저곳을 훔치는 것은 물론 헤어 드라이어나 선풍기를 과감히 사용하는 것도 세균 퇴치의 좋은 방법이다.

우선 개수대 주변에 음식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악취와 세균 번식의 주원인이 된다. 설거지를 한 뒤 뜨거운 물을 부어 개수대의 기름기를 제때 녹이는 습관을 들일 것. 기름기에 의해 관이 끈적끈적해지고 이물질이 낀 경우엔 주방용 클리너를 이용, 솔이나 칫솔로 닦아내고 식초와 물을 희석해 관에 부으면 악취가 사라진다.

칼과 도마는 다소 귀찮더라도 육류용과 채소용으로 구분해 사용하는 게 현명하다. 나무 도마는 깨끗하게 닦아 햇볕에 내다 말린다. 칼집이 많이 난 도마는 쓰지 말 것.

곰팡이가 핀 찬장은 물에 소다를 한숟갈 정도 풀어 헝겁에 적셔 닦는다. 그러곤 세제에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려 다시 한번 닦으면 곰팡이가 깨끗이 없어진다.

온도가 낮다고 해서 냉장고가 안전하다는 생각은 버릴 것. 냉장고는 습기가 많고, 환기가 되지 않으며 음식물로 인해 영양분이 많아 세균이 서식하기에 좋다. 2주에 한번 정도 전원을 끄고 청소할 것. 삶은 행주로 전용 살균세정제를 이용해 자주 닦아 주는 것이 좋다. 냉장고 문의 고무패킹은 면봉에 살균세정제를 묻혀 틈새에 낀 때까지 깨끗이 닦아 내도록 한다.

*** 욕실

최근 비데를 사용하는 집안이 늘고 있는 실정. 그러나 비데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함부로 물세척을 할 수 없어 먼지와 습기로 인한 물때.곰팡이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변기는 일주일에 한번씩 세제로 청소하는 게 좋다. 매주 청소하기 번거롭다면 욕실 세정제를 자기 전에 부어 두고 아침에 물을 트는 것도 한 방법.

또 다른 욕실 냄새의 주범은 배수구. 샤워하고 나서 뜨거운 물을 부어 배수구를 뚫어주고 청소용 솔로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걷어낼 것. 그래도 냄새가 계속 나면 식초를 흘려보낸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냄새가 사라진다. 평상시 욕실 냄새는 커피나 녹차 찌꺼기를 놓아 두거나 성냥 한개비를 연소시키면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

타일에 물때나 비누때가 끼지 않게 하려면 샤워한 뒤 샤워기를 틀어 남은 비눗기를 없애 주고 욕실 문을 열어 습기를 말린다. 달랑 샤워만 하지 말고 그때그때 간단한 청소를 하는 것이 욕실 청결의 비결인 셈.

*** 기타

신발장 등에서 쾨쾨한 냄새가 나기 쉬운 현관 앞엔 향이 좋은 허브 화분을 놓아 두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나서 현관 앞에 뭉쳐 두는 것은 금물. 젖은 우산에서 냄새가 나고 현관에 곰팡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 가장 많이 쓰는 에어컨은 '세균 제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교수는 "사용하고 난 뒤 에어컨 내부는 온도가 다소 올라가고, 물방울이 맺혀 습기가 높기 때문에 미생물 서식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필터는 귀찮더라도 반드시 일주일에 한번씩 꺼내 샤워기로 씻고 말릴 것. 온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에어컨 청소를 절대 게을리해선 안 된다. 냉각핀은 휘지 않도록 스프레이식 전용 살균세정제로 뿌린다.

<자료제공=(주)피죤>
글=최민우 기자<minw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독자모델=최선미(41)씨, 박예지(15)양, 박범수(10)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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