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중앙시조대상]대상수상자 김원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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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중앙일보사가 우리의 전통시인 시조의 중흥을 위해 제정한 중앙시조대상이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이 상은 작품의 수준을 유일한 심사기준으로 삼아 국내 시조문학상 중 최고 권위를 누려오고 있다.

특히 올해 심사대상에 오른 후보작들은 현대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현실인식과 심상 전개, 아울러 시조 특유의 압축과 깊이를 보여줘 심사위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제 시조의 현대화가 질적인 측면으로 심화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상자 발표는 22면) .올해 중앙시조대상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까지 발표된 신작 시조와 시조집를 대상으로 예심위원인 시조시인 이지엽.홍성란씨가 대상 7명, 신인상 7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등단 15년 이상이면 대상, 10년 이하면 신인상 후보였다.

이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난 6일 열린 본심에서 오랜 논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당선작을 가렸다.

본심은 문학평론가 박철희씨, 시조시인 이근배.이상범씨가 맡았다.

한편 중앙시조 지상백일장 연말장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까지 월말 대회에서 장원.차상.차하로 뽑힌 독자를 대상으로 2편 이상의 작품을 다시 응모받아 지난 7일 심사, 선정했다.

심사는 윤금초.유재영.박시교.이우걸.정해송.박기섭.이정환.이지엽.김연동씨가 맡았다.

상금은 대상 7백만원.신인상 3백만원이며 연말장원은 1백만원이다.

“이렇게 뜻밖의 큰 상을 받게돼 기쁩니다.

시조인 모두의 바람이 중앙시조대상 수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상은 시조인들에게 큰 자극을 줌으로써 시조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심사의 객관성.공정성.투명성이 보장되는 상이기에 수상의 기쁨이 더욱더 큽니다.”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김원각씨 (56) 는 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조단에 나왔다.

시조집 '허공 그리기' 등을 통해 보여준 김씨의 시조세계는 시조의 운율과 정서의 묘미를 한껏 살리며 불교사상을 담아오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씨는 현재 쓰여지고 있는 시조들이 지나치게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의 지양을 강조한다.

한쪽은 지나치게 낡고 고답적인 서정만을 중시하고 다른 한쪽은 시조의 현대화를 위해 지나치게 이념이나 시류에 편승하며 시조만의 특성인 율격과 서정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생활 정서를 살아 있는 율격에 품위 있게 담을 수 있을 때만 시조로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게 김씨의 주장이다.

“쓰면 쓸수록 시조의 오묘한 멋과 맛의 세계가 새록새록 펼쳐집니다.

무위.무욕.선등 동양적 세계관을 오늘의 일상과 오늘의 언어로 담아 친근하게 읽힐 수 있는 시조세계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김씨는 현재 문인협회 고양시지부장을 맡으며 지역 문학 활성화에도 애쓰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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