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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위기 보는 외국언론들 시각…"대선후보 IMF실행대안 미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해외 언론들은 14~15일에도 한국의 금융위기를 크게 보도하며 향후 사태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한국의 지불유예 (모라토리엄) 선언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IMF에 조기 지원을 요청했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은행등 민간부문의 단기 외채이며 한국 정부는 단기외채의 상환 기한 연장을 바라고 있지만 해외 은행과 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맞아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 외환보유액에 대한 압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별도의 기사에서 "한국의 유력한 대선 후보 3명이 최근 실시된 각종 정책토론회에서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소재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을 뿐 IMF가 요구한 각종 개혁들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인지 어느 누구도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날 "한국의 조기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일은 한국이 과연 새로운 지원자금이 필요한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미.일은 한국이 IMF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각국에 압력을 넣어 자금지원을 받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이 이달안으로 상환해야 할 2백10억달러 이상의 외채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일부 채권에 대한 불이행과 기업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지난 3일간 한 대형 할인점에는 6천여명이 몰려들어 설탕.밀가루 등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생필품 사재기를 했다" 며 "최근의 경제위기로 휴지는 평소보다 30%이상, 라면은 20%이상 더 많이 판매됐다" 고 한국 사회의 치부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경제위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백명의 시민들이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며 IMF의 지원조건이 너무 엄격함을 비난했다" 고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도 이날 르포기사를 통해 "한국 중산층 사이에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IMF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고 보도했다.

트리뷴은 분당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인용, "IMF 지원발표 이후 오히려 경기가 더 나빠졌다" 며 "사람들은 IMF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고 밝혔다.

…프랑스의 르피가로지도 13.14일자 '소가 되고 싶어한 개구리' 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너무 빨리 커지기를 원한 한국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파산위기를 맞고 있다" 며 그 결과 프랑스 TGV와 손잡은 경부 고속전철 건설사업이나 프랑스산 코냑의 수출이 영향받을 것을 우려했다.

국제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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