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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생,불황에 취직난 첫 취업설명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사법시험 합격이 확실한 신분보장과 고소득 '보증수표' 로 통하던 시절은 지난 것 같다.

내년 2월 수료하는 27기 연수생들에게 진로를 찾아주기 위한 대규모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사법연수원 주최로 '취업설명회' 가 열린 15일 오후2시 서울서초동 사법연수원 대강당. 한산하리라던 연수원측 예상을 깨고 연수원생 2백90여명중 2백여명이 몰려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듯 열기가 넘쳤다.

3일동안 열리는 취업설명회에는 '최대 주주격인' 법원.검찰뿐만 아니라 감사원.안기부.해양경찰청.헌법재판소 등 국가기관, 변호사업계 등 20여곳에서 '출동' 해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인다.

'태평양' 등 11개 로펌에서는 회사 소개와 함께 즉석에서 적성.어학능력 등을 평가하는 면접시험도 갖는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법조계도 더이상 취업난 '무풍지대' 가 아니라고 판단,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이인재 (李仁宰) 교수는 "이미 연수원을 수료한 사람들로부터도 문의전화가 오는 등 관심이 매우 높다" 고 말했다.

변호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과 IMF시대 개막으로 변호사 단독 개업이 비용상 어려워진데다 내년부터는 사법연수원 졸업생이 5백명을 넘어 판.검사가 되는 화려한 임용' 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며 "사법연수원이 연수원생 진로지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시대적인 추세" 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연수생 鄭모 (26) 씨는 "로펌행이 확정된 일부 동기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취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며 "진로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연수생들 사이에선 법조계보다 다른 방향으로 진출하는 것이 보다 경쟁력있는 것이 아니냐는 '푸념' 이 일반화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한 기수에 3~4명에 불과했던 비법조계 진출이 최근에는 크게 늘어 몇년전부터는 경찰청.감사원.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지원하는 연수생이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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