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때부터 45년 단짝 ‘로펌 한 지붕’에 뭉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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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법무법인 충정의 김진환(61·사진·左) 대표변호사와 한승의 이우근(61·右) 대표변호사는 45년 지기다. 1964년 경기고에 입학한 둘은 문예반에서 함께 활동하며 우애를 다졌다. 이후 서울대 법대에 나란히 진학했고 사법시험(14회)도 동시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시절엔 함께 펴낸 『신체계 해설 형사소송법』과 『형법요론』 수험서가 10여 년간 이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연수원 수료 뒤엔 김 대표는 검찰로, 이 대표는 법원으로 각자 다른 길을 갔다. 그리고 전국 최대 검찰청과 법원인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2004년, 이 대표는 2006년에 각각 변호사 개업을 했다. 충정과 한승으로 소속은 달랐지만 두 문학소년은 고교 시절 그때처럼 언젠가 함께 일하기를 꿈꿨다.

충정과 한승이 15일 서울 남대문 충정 사무실에서 합병 조인식을 열었다. 향후 법적·행정적인 절차를 거쳐 국내 7위권의 대형 로펌으로 거듭나게 된다. 새 로펌의 이름은 ‘충정’으로 하기로 했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공동대표가 된다.

현재 국내 로펌의 변호사 수(외국 변호사 제외)는 김&장 법률사무소가 3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태평양과 광장이 각각 200여 명이다. 세종·화우·율촌이 100명대로 뒤를 잇고 합병 로펌 충정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충정은 70명, 한승은 35명의 변호사가 소속돼 있다.

충정은 기업자문을 전문으로 하고, 한승은 판검사 출신 ‘전관’이 많아 송무가 강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진환 대표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로펌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전문화·대형화가 필수적”이라며 “향후 추가 합병 및 외국 로펌과의 제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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