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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조류유행성 독감 공포…경로·치료법 몰라 대재앙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홍콩이 인류 역사상 처음 발견된 신종 살인 독감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3세 꼬마가 호흡기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폐렴.수두 등 이상 합병증을 보이다 숨지고 말았다.

병명을 제대로 밝힐 수 없자 당황한 홍콩 의료진은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에 조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꼬마는 세계 최초로 조류 (鳥類) 유행성 독감인 H5N1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이다.

홍콩위생서가 8월 이 결과를 공포하면서 전세계에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1918년 2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스패니시 독감, 57년 9만8천명의 생명을 빼앗은 아시안 독감, 68년 4만6천명을 희생시킨 홍콩 독감에 이어 20세기 네번째의 독감 대재앙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같은 걱정을 부추기듯 12월 들어 54세 남자가 숨지는 등 지금까지 2명이 사망했으며 감염환자는 7명으로 늘어나는 등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홍콩 양계장에선 닭 7천마리가 몰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 가금류간 질병으로 인식됐던 H5N1이 이젠 인류에 전염돼 사망자를 내고 있으나 정확한 전염경로는 물론 예방 및 치료방법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홍콩 당국은 14일에도 홍콩내 일반 공원의 참새 등 조류를 잡아들이는 한편 스위스에서 항바이러스 약인 아만타딘 수천정을 긴급 수입,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즉각 투여하도록 병원에 당부했다.

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 (廣東) 성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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