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씨 '우리향 피우기'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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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향 (香) 도 우리 것을 피웁시다.' 서울인사동 문화장터에서 우리향 피우기 1백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향찾사' (향기를 찾는 사람들) 의 박희준 (朴希俊.40) 씨가 그 사람. 그는 "국내 향시장은 1백50억원정도인데 이중 1백30억원 정도가 일본.중국등에서 수입된 것" 이라면서 "우리 것을 가장 아껴야할 분야인데 수입품이 판을 치고 있다" 고 울분을 토했다.

단국대 중문과 대학원을 졸업한 朴씨가 우리향 개발.보급에 나서게 된 것은 10여년전 일본인들이 낀 차모임에서의 있었던 해프닝이 계기가 됐다.

모임이 끝나고 돌아가는 일본인들이 부의 봉투를 하나씩 내놓고 가길래 "왜 이러느냐" 고 물었더니 '상 (喪) 당하지 않았느냐' 고 되묻더라는 것. 알고보니 그가 사용한 향이 일본에서는 장례나 제사때 사용하는 제품이었기 때문. 그때부터 박씨는 전통향 개발.보급에 발벗고 나섰다.

전국을 헤매면서 침향.울향.유향.감송향.안식향.용뇌.회향.단향등 다양한 향을 개발, 한개 3천~8만원에 팔고 있다.

그래도 국산향 수요가 부진하자 2년여전부터 '향찾사' 모임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우리향 보급운동에 나선 것. 향 팔아 번 돈은 모두 여기에 털어넣고 있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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