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살아남기' 비상…인원감축·해외점포 폐쇄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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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신용공황으로 촉발된 자금경색의 불똥이 증권업계로 튀면서 동서증권이 매각을 추진하는 등 증권사들이 자구노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종금사의 무더기 영업정지조치와 고려증권의 부도처리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생존에 필요한 비상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를 위해 회사매각.외국지분참여.건물매각.점포축소.인원감축.임금삭감등 살아남기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 자금확보 비상 =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자금확보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 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지원을 약속했지만 증권업계에는 하루 1천억원 안팎의 콜자금 상환이 도래하면서 하루 하루 피말리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증안기금 출자지분과 상품주식.채권과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한다는 계획이지만 금리와 환율이 폭등하면서 자금병목 현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 회사매각 추진 = 극동그룹은 그룹규모를 축소하면서 주력 계열사인 동서증권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국내외 인수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종금사등 금융권의 자금회수가 가속되고 건설경기가 부진을 겪으면서 계열 증권사를 내놓게된 것이다.

이미 인수자로 재벌에서 분리된 국내 J그룹과 한국투자 비중을 높이려는 미국계 M증권사가 거론되고 있다.

그룹사정도 어려웠지만 동서증권은 최근 신용공황이 확산되면서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사정이 어렵게 됐다.

물론 동서증권 자체로는 자기자본이 7천억원에 달하고 주식평가손과 대손등 손실액이 3천억원으로 자체 재무구조가 나쁜 편은 아니다.

◇ 외국지분참여 = 한화증권은 본사 건물 일부의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외국인의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더 큰 어려움에 빠지기 전에 외국인 지분을 끌어들여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 해외점포폐쇄 = 제일은행 계열사인 일은증권은 인수자를 찾는 한편 홍콩점포를 폐쇄키로 하는등 매각조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점포축소작업을 비롯해 내년초까지 해외점포는 대부분 철수할 계획이다.

◇ 주식매매 탈피 = 증권업계는 장세회복이 당분간 어렵다고 판단, 금융상품 판매체제로 전환하고있다.

이에 따라 전 증권사가 영업직원을 상품판매 전담직원으로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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