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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감 선거 경주 표심이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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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경주에서 가장 큰 성씨(姓氏)인 경주 김씨인 점을 내세우면서 선거운동의 50% 이상을 경주에 투입하고 있다.”

29일 직접선거로 치러지는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할 김철(58·전 경북도 부교육감) 예비후보 측의 조재영(52) 선거본부장이 한 말이다. 선거의 승부처를 경주에 걸고 있다는 뜻이다.

대경대 총장을 지낸 유진선(49) 예비후보는 얼마 전 대구 인근 경산시에 있던 선거사무소를 경주로 옮겼다.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을 지낸 이영우(63) 예비후보는 자신이 경주 이씨인 데다 경주 계림고 교장을 지냈다는 점을 부각하며 경주와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경북도교육감 예비후보 세 명 모두가 경주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감 선거와 같은 날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되면서 경북 지역 23개 시·군 중 투표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주 민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경북도선관위에 따르면 교육감 보궐선거의 전체 유권자는 210만7000여 명. 이 가운데 경주 유권자는 10%인 21만2000여 명에 이른다.

경북에선 국회의원 등의 보궐선거에서 유독 투표율이 높았다. 2005년 4·30 영천 국회의원 보궐선거(투표율 59.1%)와 2008년 6·4 청도군수 보궐선거(58.5%)를 감안하면 경주의 투표율도 5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교육감 선거의 경북지역 평균 투표율은 16%에 머물 전망이다. 이 투표율은 부산(15.3%)과 충남(17.2%), 전북(21.0%), 서울(15.5%), 대전(15.3%), 경기(12.3%) 교육감 선거 투표율을 평균한 값이다.

이 경우 경주를 제외한 22개 시·군 유권자(189만5000명)를 투표율에 대입하면 투표자는 30만3200명이고, 경주 투표율(50%)을 적용한 투표자는 10만6000여 명이다. 경주의 투표자가 경북 전체 투표자(40만9200명)의 25%를 차지하는 셈이다.

경북대 이강형(43·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국회의원 재선거가 겹쳐 있는 경주의 투표율만 높아지면 여론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황선윤 기자

◆경북도교육감=연간 2조52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1670여 개 학교에 다니는 학생 42만2000여 명의 교육을 책임진다. 교원 2만5800여 명과 일반 행정직원 4200여 명, 23개 시·군 교육장과 학교장 인사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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