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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업] 신상옥의 ‘연산군’ 칸 영화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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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고(故) 신상옥 감독(1926~2006)이 1961년 제작한 ‘연산군’이 디지털 복원돼 올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1일 ‘신상옥 감독 3주기 추모 행사’에서 ‘연산군’ 복원판이 다음달 13일 개막하는 제62회 칸영화제에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박종화의 역사소설(1938)을 원작으로 한 ‘연산군’은 폭군 연산의 야만적 행태 뒤에 감춰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영화로, ‘성춘향’과 함께 신상옥 사극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신영균 한은진 주연으로 제1회 대종상에서 작품상, 남녀주연상, 촬영상 등 8개상을 휩쓸기도 했다.

1962년 신정에 개봉했으며 워낙 히트를 치자 제작사가 속편제작을 강행, 한달만에 완성된 속편이 구정 영화로 개봉된 일화도 있다. 이때문인지 생전에 신감독은 ‘연산군’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버리고 싶어했으며 공공연히 “증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칸영화제 상영본은 신감독이 2000년 직접 15분 가량을 편집해 잘라낸 프린트를 영상자료원이 복원한 것이다.

앞서 2007년 칸 영화제에서는 영상자료원이 복원한 신감독의 ‘열녀문’이 초청돼 상영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상영됐다. 당시 ‘하녀’는 복원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로 상영됐고, 완전 복원판은 이달 30일 개막하는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다. 질 자콥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신상옥기념사업회에 보낸 추모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함께 칸에 심사위원으로 왔던 신상옥 감독을 기억한다”며 “그의 ‘상록수’ ‘열녀문’이 칸에서 상영돼 찬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연산군’을 상영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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