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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중심 국제대학 ‘삼다학교’ 취업률 9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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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 리쓰메이칸(入命館) 아시아·태평양대(APU)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2일 벳푸(別府)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벳푸시=김민상 기자]


일본의 국제 전문화 대학인 APU가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은 6000여 명, 올해는 한국인 120명을 포함해 약 1000명이 새 식구가 됐다. APU는 설립 때부터 정원의 반을 외국 학생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APU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은 86개국 2848명으로 전체 학생의 46%를 차지한다. 지구촌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곳이다. 이곳의 학생들은 학습은 물론 생활 속에서도 융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국제 환경마케팅 전문가가 꿈이라는 신입생 정민지(19·여·국제경영학부)씨는 “입학식을 준비하며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졌다”며 “입학식 전날 밤 일본 친구가 일본 음식인 오코노미야키로 파티를 열어 줬는데 조만간 나도 된장찌개 파티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학년인 김정완(20·국제경영학부)씨는 “한 반 학생의 70%가 F학점을 받은 수업도 있을 정도로 학사 관리가 빡빡해 여러 국가의 학생들이 공동 대처하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한국·영국·홍콩·대만 학생 4명으로 학습 모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업에는 발표하는 시간이 매달 2~3차례 있는데,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 데 익숙한 외국 학생들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함께 공부하면서 나 자신의 토론 능력도 많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야마모토 스스무(山本晋) 국제경영학부 교수는 “발표 준비 모임을 통해 학생들이 국적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모여 소통하고, 질문과 대답 준비 과정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자주 모여 함께할 수 있도록 스포츠와 문화 활동 등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데 힘 쏟고 있다. 야마모토 교수는 “동양 학생들을 위해선 서양식 파티를 열고, 외국 학생들에게는 일본 전통집 홈스테이를 주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 경험과 외국어·실무 능력까지 겸비한 졸업생들은 지난해 취업률 97%를 기록했다. 학교 측은 “재학생 중 43%가 일본 기업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스미토모를 비롯한 일본 400여 개 기업은 APU 학생 유치를 위해 입사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LIG증권에서 기업분석가로 일하는 최용재(29)씨는 “발표 수업을 통해 길러진 위기 대처 능력이 원활한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국어 능력과 함께 APU에서 쌓은 인맥은 그가 LG 해외영업부에서 영업할 때 빛을 발했다. 그는 “20여 개국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해외 사업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벳푸시=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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