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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 신병 이번 주 인도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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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탤런트 고(故) 장자연(29)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 절차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김씨는 현재 경찰 소환 요구에 불응한 채 일본에 체류 중이다. 경기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12일 “김씨의 혐의 내용을 포함해 김씨 신병의 인도를 요청하기 위해 만든 서류가 이번 주 중으로 주일 한국대사관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장씨 자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장씨에게 사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술 접대와 성 상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초기 오지용 분당경찰서 형사과장과 통화한 이후 현재까지 수사팀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강요 등의 혐의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은 상태다.

경찰은 김씨가 입국해야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씨가 숨지고, 김씨의 신병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고인 진술이나 정황 증거만으론 접대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진척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를 일단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유씨의 사법 처리 수위에 관한 최종 결정을 김씨 체포 이후로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김씨가 체포될 확률은 높지 않다. 경찰도 김씨 체포가 일본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김씨 체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범죄인 인도 요청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김씨 체포에 나서더라도 주일대사관→일본 외무성→법무성→일선 경찰→김씨 체포로 이어지는 과정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일각에선 김씨가 자진 귀국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김씨가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나름의 (경찰 수사) 대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씨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소속사 직원들에게 유씨와 장씨의 활동 스케줄 등을 보내 달라고 지시했다. 그가 대표로 있던 시절에는 친분이 없었던 두 사람이 어느 시기에 만나 친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씨가 고소 이후에도 변호인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주영·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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